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8-16 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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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에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즉시연금 문제 등 KDB생명이 안고 있는 리스크들이 하반기에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흑자경영 목표를 이루기까지 마음을 놓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정재욱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1분기에 순이익 35억 원을 거둬 여섯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 338억 원가량을 올리며 2018년 목표인 흑자경영에 성큼 다가가게 됐다.
KDB생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정 사장이 강조한 체질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놓고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회사를 반짝 좋게 만들어 팔기보다는 영속성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단기간에 매출 등 재무제표가 좋아지지만 정작 장기적으로 회사에 보탬이 되는 것은 보장성보험”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은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다 보니 전체 보험료 수익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정 사장의 의도대로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확실히 늘어났다.
금융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KDB생명이 거둔 신계약 보험료 가운데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96.2%,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3.8%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 원수보험료 1조4816억 원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1조6743억 원)보다 11.51% 줄어들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KDB생명타워 콜옵션 매각이익 등으로 재무 건전성도 많이 회복했다.
KDB생명은 6월 말 지급여력비율(RBC)이 194.51%로 집계됐다. 올해 3월 말 154.5%까지 떨어져 생보업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빠르게 재무 건전성을 회복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KDB생명을 둘러싼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최근 생보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즉시연금 미지급 문제’에서 KDB생명이 자유롭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KDB생명도 249억 원 규모의 즉시연금을 미지급했다고 파악한 반면 KDB생명은 문제가 된 다른 생보사들과는 달리 약관에 관련 내용이 잘 설명돼 있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4200억 원)이나 한화생명(851억 원)의 위험 노출액에 비하면 작지만 KDB생명의 실적을 놓고 본다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KDB생명은 최근 즉시연금과 관련한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했고 9월쯤에야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답변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비용 규모도 KDB생명의 순이익과 비교해봤을 때 결코 작지 않다.
KDB생명은 상반기에는 한 달 치 이자비용(13억7천만 원)만 재무제표에 반영했지만 하반기에는 80억 원가량의 신종자본증권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금리가 7.5%의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만큼 5월 말 발행 당시 재무 건전성을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오히려 재무 건전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KDB생명타워 매각이익이 KDB생명의 여러 가지 부담을 뒷받침해줬지만 하반기에는 아직 확실한 일회성 호재가 예정돼 있지 않은 만큼 정 사장은 영업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