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컬러TV 위성중계를 선보이며 일본은 세계 전체에 전자산업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황창규 KT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 높이기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했던 말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시연했던 KT의 발걸음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맞아 다시 바빠지고 있다.
황 회장은 올해초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에도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번 아시안게임 중계화면을 실시간으로 국내에 전송하는 국제방송중계망 주관 통신사다.
황 회장은 특히 이번 중계를 위한 망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전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가 지진 활동이 활발한 곳인만큼 중계에 문제가 생기면 동계올림픽에서 쌓은 첨단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근해는 ‘불의 고리’라고도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있어 지진 활동이 매우 잦다. 가깝게는 지난 5일 롬복섬에서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해 43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KT는 지진 때문에 발생할지도 모를 중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자카르타 국제방송센터(IBC)와 한국 지상파 3사 사이 국제해저케이블 전체 구간을 주경로와 예비경로의 이중 형태로 만들었다. 또한 중국과 연결된 육지 광케이블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KT의 아시안게임 중계 인프라 구축은 단순히 국내 방송중계를 책임진다는 의미를 넘어 황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KT의 글로벌 기업화와도 관련이 깊다.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세계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분야는 통신 인프라부문이다. KT로서는 아시안게임이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KT는 8일 필리핀의 현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컨버지ICT솔루션즈와 530억 원 규모의 광케이블망 구축사업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이자 수도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 전역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앞선 7월27일에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수도에 광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수주했고 7월12일에는 독일의 통신장비회사 알비스엘콘과 구리선에서 광케이블급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가와이어’기술을 유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2009년 구축한 아프리카 르완다의 LTE망이 2019년부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KT의 통신 인프라 기술력과 노하우 뿐 아니라 5G 기술력도 세계에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KT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일부에 5G 체험관을 마련해 각 나라 선수와 관람객들이 가상현실(VR) 등 5G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중계도 선보인다.
KT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5G 서비스를 세계에 선보여 KT가 5G 서비스를 주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