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LIG넥스원 실적과 관련해 분석 리포트를 낸 3개 증권사들이 일제히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키움증권은 LIG넥스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1.1%(1만9천 원) 내린 4만2천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28.8%, 18.4% 내린 3만7천 원, 4만 원으로 제시했다.
LIG넥스원의 실적 개선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목표주가 하향 조정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국내사업의 매출 감소와 해외사업의 매출액 인식 지연 등의 영향으로 실적을 개선하는 데 기존 전망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IG넥스원은 신규 수주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2분기에 약 2천억 원가량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에 낸 매출이 3633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 대비 절반 수준의 일감을 따내는 데 그치면서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3조2451억 원을 보였다. 2017년 말과 비교해 13.9% 감소했다.
LIG넥스원 앞날이 어둡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이미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LIG넥스원 주가는 약 두 달반 만에 35% 넘게 빠졌다.
김 사장은 올해 초 LIG넥스원 대표에 올랐다. 권희원 전 대표는 건강을 이유로 자문역으로 물러났는데 실적 부진에 따른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김 사장은 LIG넥스원에서 사업관리와 연구개발, 전략기획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LIG넥스원의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4월 말에 군 정찰위성 확보사업(4·25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하면서 추동력을 좀처럼 얻지 못했다.
김 사장은 LIG넥스원 4월25일 자사주 2천 주를 매입해 실적 회복의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기도 했지만 주가 반등은 역부족이었다.
김 사장이 무엇보다 LIG넥스원의 성장성을 설득할 신호를 시장에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LIG넥스원 관계자가 2월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중동 국가 관계자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방비 증액 관련 뉴스에도 불구하고 LIG넥스원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시장이 LIG넥스원의 수주 가능성을 놓고 확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수주잔고의 반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LIG넥스원의 목표주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LIG넥스원이 해외사업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시각도 넓어지고 있다.
규모가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지상방산 등 다른 방산기업은 수출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5월17일 국회에서 열린 방위산업 관련 간담회에서 “수출 규모를 늘리려면 현지 법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2017년 초에 국방비가 늘어나고 있는 신흥경제발전국가 9곳(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콜롬비아, 브라질, 페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선정해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구체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하반기에 동남아시아 등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수출 대상 국가들과 접점을 늘려가겠다는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LIG넥스원 수출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LIG넥스원이 상반기에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모두 1314억 원으로 상반기 전체 매출의 17.8%에 이른다. 2016년만 하더라도 해외사업 비중은 6%대에 불과했는데 불과 2년 만에 비중이 크게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