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36만 리터 규모의 셀트리온 3공장을 건설할 공장 부지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된다.
서 회장은 올해 6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당초 상반기 안에 제3공장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각 국가의 조건과 제안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늦어졌다”며 “동남아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며 올해 안에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동남아 지역을 든 것을 놓고 베트남이 셀트리온 3공장 유력 후보지가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올해 5월 베트남 언론을 통해 장신재 셀트리온 사장이 베트남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장 사장은 셀트리온 창업 멤버로서 현재 제3공장 추진 태스크포스(TF)부문장을 맡고 있다.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8억 달러를 들여 36만 리터의 공장을 짓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지 베트남 대학과 연구 인력 및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
셀트리온이 베트남에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공장이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3공장인지, 합성의약품 공장인지 아니면 원료의약품 공장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셀트리온의 3공장 건설 계획은 수차례 변경되면서 규모와 위치, 공장 설립 목적도 그때마다 수정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06년 5만 리터 규모의 1공장을 지었고 2009년에는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을 지었다.
셀트리온 3공장은 당초 송도 부지의 잔디밭에 짓기로 되어 있었다. 기존 2공장에 땅콩집 형태로 붙여 확장하는 방식으로 3공장 설계도도 2공장 건설 이전에 이미 완성돼 있었다.
셀트리온은 2016년 5월 이사회를 열고 3251억 원을 투자해 1공장을 5만 리터에서 10만 리터로 증설하고 3공장도 12만 리터 규모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2019년 3공장을 완공해 2021년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서 회장은 지난해 9월29일 열린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안건 처리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북핵 위기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한다”며 12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해외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이어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3공장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3배 늘린 36만 리터 규모로 짓겠다고 밝혔다. 2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2018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 서밋’에서는 올해 상반기 안에 3공장 건설 부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이 미국시장 공략에 노력을 꾀하고 있어 현지 생산이 가능하고 선진국인 미국이 품질관리에도 쉽기 때문이다.
▲ 셀트리온 2공장.
서 회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무균 시설이기 때문에 후진국에서는 불안해서 못 한다”며 “현재도 위탁생산(CMO)를 미국·유럽에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회장은 올해 6월 2018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에서 3공장 부지 선정 기준이 다소 바뀌었음을 내보였다.
서 회장은 “무엇보다 제품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동남아 등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지역에 제 3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여러 국가에서 제안이 오고 있어 검토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3공장 부지 선정의 기준이 ‘품질 관리’에서 ‘원가 경쟁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원가 경쟁력을 자신해왔다.
서 회장은 올해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은 제조원가가 결정한다”며 “셀트리온은 암젠과 제넨텍 등 세계적 바이오기업들보다 월등한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바이오시밀러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634억 원, 영업이익 108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1.7% 줄었다. 주력 바이오시밀러 상품인 램시마의 판매단가가 시장경쟁심화로 낮아진 점이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셀트리온이 최근 바이오시밀러 생산 외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으로 진출하면서 공장의 원가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진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은 최근 급속히 뜨고 있는 사업분야이지만 바이오시밀러 판매보다 이익이 훨씬 적게 남고 수주 경쟁도 치열해 원가 경쟁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서 회장은 “해외 3공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파트너사들도 새 공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