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토목부문 원가율 개선과 석유화학사업 호조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을 놓고는 의심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주택과 플랜트의 대형 현장들이 준공되면서 외형이 줄고 있는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해외 수주실적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3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2분기에 해외에서 새 일감을 단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치로 2조 원을 제시했지만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 금액은 348억 원에 그쳤다. 상반기 전체 신규 수주액인 3조1천억 원의 1.1%에 불과하다.
그래도 대림산업이 올해 제시한 7조 원가량의 수주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애초 수주 예상치에 포함되지 않았던 8천억 원가량의 GTX-노선을 수주한 덕분인데 전체 수주량으로 봤을 때 토목부문에서 발생한 추가 수주로 해외 수주의 부진을 메우는 셈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에서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을 포함해 1조5천억 원 수준의 신규 수주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신규 수주 규모는 350억 원 정도로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상반기 전체 수주잔고도 22조1635억 원에 그쳐 2017년 말보다 13.8% 줄었다.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0.3% 감소했다.
올해 들어 대림산업의 외형이 줄고 있는데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가 모두 부진해 중장기 실적을 놓고 우려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8년 2분기에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8% 줄어든 매출을 거뒀다.
앞으로 외형 감소세에 제동을 걸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수주잔고가 급감하고 있고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주택 신규분양 증가율도 둔화하고 있는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주실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안정된 영업이익에도 저평가되는 이유는 실적 후퇴 리스크 때문”이라며 “해외 플랜트 신규수주를 목표치 이상으로 달성하면 리스크는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로 지연된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등 국내외 입찰 결과에 따른 수주 실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수주잔고를 증가세로 전환해 실적 둔화 우려를 상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이 하반기에 따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로는 1조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덴 암모니아3 플랜트와 7천억 원 수준의 미국 오하이오주 석유화학 프로젝트 등이 꼽힌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 성장을 위해 플랜트 등 해외 사업부문의 구체적 수주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성장의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