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 '보는 게임'에서 넵튠 도약의 승부를 걸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8-03 16: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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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 '보는 게임'에서 넵튠 도약의 승부를 걸다
▲ 정욱 넵튠 대표이사.
“세상이 바뀌고 있잖아요.”

정욱 넵튠 대표가 2012년 한게임을 떠나 모바일게임 개발에 나선 이유를 놓고 했던 말이다. 집에서도 PC가 아닌 스마트폰을 더 들여다보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바일게임보다도 동영상이 대세인 시대다. 정 대표는 '하는 게임'에서 e스포츠 등 ‘보는 게임’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넵튠은 올해 e스포츠와 다중채널 네트워크(MCN·인터넷방송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e스포츠회사인 콩두컴퍼니 지분(26.41%)과 다중채널 네트워크회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 지분(23.91%)을 총 205억 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넵튠 매출이 딱 205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 큰'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현재 게임과 '먹방(먹는 방송)' 등 150팀 이상의 크리에이터(창작자) 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콩두컴퍼니는 e스포츠와 선수 관리, 관련 콘텐츠사업 등을 한다. 

정 대표는 투자 배경을 놓고 “‘보는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말했다. 모바일 동영상이 대세인 만큼 유튜브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게임하는 것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넵튠의 이런 사업 방향성을 높이 평가해 2일 넵튠에 190억 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실제로 e스포츠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시장은 지난해 약 7억 달러 규모를 보였는데 4년 뒤인 2022년에는 29억6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e스포츠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종목으로 선정되면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다중채널 네트워크회사 시장의 성장성을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아직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게임회사에게 실패는 당연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사업은 실패를 준비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는 6년 전 대기업 대표 자리를 뒤로 한 채 넵튠을 세워 스마트폰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2009년부터 3년 동안 네이버의 전신인 NHN(네이버와 한게임 합작법인)에서 한게임 대표를 지내다가 이듬해 직원 14명을 데리고 넵튠을 세웠다. 당시 41세였는데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물론 성공은 쉽지 않았다. 

8개월 만에 '넥슨 프로야구 마스터'라는 모바일 야구게임을 내놨다. 초기 성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선보인 게임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고전했다. 2014년 공을 들여 내놓은 RPG(역할수행게임) '전설의 터치헌터' 역시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 

연이은 실패로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 때 모바일 사천성게임인 ‘라인 퍼즐탄탄’이 회사를 구해냈다. 

이어 내놓은 ‘프렌즈사천성’은 국내 출시 이틀 만에 구글 앱마켓에서 인기게임 1위에 오르며 대성공을 거뒀다. 이어 소셜 카지노게임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흥행했다.
 
2016년 말에는 넵튠 상장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 대표에게는 아직 도약의 발판이 필요하다. 넵튠은 지난해 영업손실 86억 원을 냈다. 그 전년 31억 원을 손해봤는데 적자폭이 더 커졌다. 상장한지 얼마 안 되다보니 새로운 사업과 인력 확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회사를 세우고는 잠 못이루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랑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넵튠에 담은 그의 포부를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다. 해왕성 '넵튠'(Neptune)'. 게임업계의 바다에서 '제왕'이 되겠다는 뜻에서 이름을 따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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