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영인 SPC그룹 회장(오른쪽)이 2025년 7월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시흥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장 노동환경 등에 관해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SPC그룹 경영승계 작업
허영인은 SPC그룹의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SPC그룹은 2025년 11월4일 대표이사 사장단을 포함한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장남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허진수는 3년 만에, 허희수는 9년 만에 승진했다.
장남 허진수는 파리크라상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을 비롯해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도 맡고 있다.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은 시화공장 사망사고 이후 출범한 조직으로 그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한 대표 협의체다.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노동조합 대표, 사외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차남 허희수는 자회사 비알코리아의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사업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도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등 신사업도 추진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로 SPC그룹이 오너 3세 경영구조를 공고히 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허진수는 해외 사업, 허희수는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을 맡는 승계 구도에 한층 힘이 실렸다.
허진수 사장은 2021년 말 임원인사에서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하며 해외사업을 맡았다. 허희수 부사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터나인의 신규사업 책임 임원으로 복귀해 디지털 전환 투자와 신사업 발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1977년 출생으로 SPC그룹에 2005년 파리바게뜨 상무로 첫발을 들였다. 이후 파리크라상 전무, SPC그룹 글로벌부문장, SPC그룹 부사장 등을 지내며 경영능력을 쌓아왔다.
허영인은 2022년 7월11일 프랑스 대통령이 주재한 기업인 초청 행사 ‘프랑스를 선택하세요’에 참석할 때 허진수 사장을 대동했다.
허희수 부사장은 1978년 출생으로 2007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한 뒤 마케팅본부장,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등을 지냈다. 2018년 8월6일 경영에서 물러나 잠시 회사를 떠나 있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SPC삼립과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 등의 지분승계 작업도 틈틈이 이뤄지고 있다.
허영인은 2020년 4월8일 허진수 사장에게 SPC삼립 주식 40만 주를 증여했다. 증여한 지분의 가치는 당시 265억 원에 이르렀다.
2025년 9월 기준 허영인의 두 아들이 가진 SPC그룹 지분을 살펴보면 허진수는 SPC삼립 지분 16.31%와 파리크라상 지분 20.33%, 허희수는 SPC삼립 지분 11.94%와 파리크라상 지분 12.8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파리크라상 물적분할로 계열사 지배구조 정리
SPC그룹은 2025년 11월 지주사 격인 파리크라상의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파리크라상의 역할과 기능을 사업 부문과 투자·관리 부문으로 나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체계를 만들기 위한 선택이라고 SPC그룹은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파리크라상의 투자·관리 부문은 지주회사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파리크라상은 최근 지주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그룹 내 유일 상장사 SPC삼립 지분 40.66%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리바게뜨 주요 해외 법인과 핵심 계열사인 빅바이트컴퍼니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물적 분할과 함께 파리크라상은 100% 자회사인 SPC도 합병하기로 했다. 그룹 내 계열사의 위탁을 받아 컴플라이언스와 법무, 홍보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SPC는 합병 이후에도 기존 기능을 이어간다.
SPC는 계열사 공통 업무 지원의 효율성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합병이라고 밝혔다.
△안전 투자 비용으로 실적 반토막
SPC삼립은 2025년 3분기 매출 8631억 원, 영업이익 9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 늘고 영업이익은 58.2% 줄었다.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2조5015억 원, 영업이익 340억 원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48.6% 감소했다.
잇따른 생산 현장 인명 사고에 따라 안전 관련 투자 비용이 늘어난 때문으로 SPC삼립은 설명했다. 원가 부담 상승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SPC삼립은 ”향후에도 안전 설비 확충과 위험 작업 자동화 등 안전 투자와 경영 활동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3분기 베이커리 사업부문은 누적 매출 642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5.7%, 푸드 사업부문은 5489억 원으로 21.9%, 유통 사업부문은 1조2854억 원으로 51.4%를 차지했다.
베이커리 사업부문의 주요 상표는 삼립호빵과 보름딸, 크림빵 등이 있다. 푸드 사업부문은 피그인더가든과 그릭슈바인, 시티델리, 하이면 등을 전개한다.
△적극적 글로벌 사업 확장
허영인은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허영인은 2030년까지 파리바게뜨의 해외진출을 20개국으로 늘리고 2천여 곳 이상의 해외매장을 낸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SPC그룹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파리바게뜨는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몽골 등 15개국에서 매장 67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 글로벌 매장을 낸 곳은 2025년 10월23일 문을 연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1호점 ‘자이산스퀘어점’이다. 앞서 2024년 파리바게뜨 중국법인은 몽골의 식품ᐧ외식 기업 푸드코프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8월30일에는 파리바게뜨의 싱가포르 13호 지점 베독몰점을 열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동남아 시장의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낙점하고 2012년부터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 시장에는 2024년 4월 필리핀 1호점 ‘몰 오브 아시아점’을 시작으로 본격 진출했다. 2025년 10월까지 현지 매장 5곳을 열었다.
중동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진출에도 나섰다.
중동 진출을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적인데 SPC그룹은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에서 2022년 6월20일 제빵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조호르바루 공장은 약 4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2025년 2월 완공됐다. 생산라인 7개가 설치됐으며 베이커리 관련 제품을 최대 연간 1억 개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인 ‘버자야푸드그룹’과 합작법인 ‘버자야파리바게뜨’을 설립했다. 버자야푸드그룹은 말레이시아에서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 등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빵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프랑스도 글로벌 진출 대상지이긴 마찬가지다. 2014년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로선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허영인은 2022년 7월1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업초청 행사 ‘프랑스를 선택하세요’에 참가해 파리바게뜨의 프랑스 사업 투자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중국은 허영인이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국가로 파리바게뜨의 해외 사업지역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곳이다.
SPC그룹은 중국 텐진공장을 2019년 3월부터 가동하면서 중국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PC그룹은 중국 톈진공장을 포함 6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2025년 11월 기준 중국 현지에서 340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1997년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뒤 2004년 9월 상하이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미국은 중국 진출 이듬해인 2005년 LA에 1호점을 내면서 처음 발을 들였고, 2013년 뉴욕 맨해튼 상권에 진출했다. 2023년 1월 미국 가맹점 수가 100개를 돌파했다. 2030년 미국 매장 1천 개를 목표로 두고 있다.
2025년 9월에는 미국 텍사스에 2만8천㎡ 규모의 제빵공장을 착공했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북미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된다.
파리바게뜨는 2025년 11월까지 북미 지역에서 신규 프랜차이즈 계약 225건을 넘겼고 임대차 계약 65건 이상을 체결했다. 3분기 기준 신규 매장 약 70개를 열었다.
허영인은 해외진출 과정에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빵들을 도입했고, 버터크림 케이크 중심이던 케이크 제품을 생크림 케이크로 바꾸는 등 현지화에 힘썼다. 고급 원재료를 사용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는 전략도 추진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
허영인은 SPC그룹의 외식사업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2025년까지 매출 2천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허영인은 제빵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를 통해 SPC그룹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SPC그룹은 배스킨라빈스, 던킨, 패션5, 빚은, 쉐이크쉑, 라그릴리아, 피그인더가든, 시티델리, 퀸즈파크, 베라피자, 라뜰리에, 그릭슈바인, 스트릿, 디퀸즈, 한상차림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중 쉐이크쉑은 미국의 햄버거 브랜드로 SPC그룹이 2016년 국내로 들여와 고급 수제햄버거 시장을 형성했다.
쉐이크쉑은 국내뿐 아니라 일부 해외 지역에서도 SPC그룹이 사업권을 따내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의 쉐이크쉑은 2023년 9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23개, 싱가포르에서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PC그룹은 앞서 2018년 10월 미국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와 싱가포르 사업 운영에 관한 계약을 맺고 2024년까지 싱가포르에 10개 이상의 쉐이크쉑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SPC그룹은 2022년 1월7일 미국 쉐이크쉑 엔터프라이즈로부터 말레이시아 사업 운영권을 획득했다. SPC그룹이 한국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 번째 쉐이크쉑 지역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매장 수를 국내의 경우 33개로 늘렸고 싱가포르는 11개, 말레이시아는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에그슬럿은 SPC그룹이 2020년 국내에 도입한 샌드위치 브랜드로 싱가포르 사업권까지 따내 2021년 9월 1호점을 냈다.
국내에서는 코엑스점과 더현대서울, 한남, 분당까지 매장을 4곳으로 확장했으나 이후 순차 철거해 2024년 모두 철수하며 사업을 접었다.
2017년 자체적으로 선보인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이 점포를 냈고 2022년 6월에는 프랑스의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 리나스를 인수해 유럽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2025년 7월에는 미국 멕시칸 프랜차이즈 치폴레를 들여오기 위해 빅바이트컴퍼니와 치폴레 합작 법인 ‘S&C레스토랑홀딩스’를 설립하고 한국과 싱가포르 내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2026년 서울과 싱가포르에 각각 1호점을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허영인은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등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제빵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베스킨라빈스는 1985년 6월 샤니가 미국 배스킨라빈스 본사와 합작해 비알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1988년 서울 서초구에 첫 매장을 낸 배스킨라빈스는 국내를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던킨의 국내 사업은 1993년 미국 던킨도너츠 본사와 기술제휴를 맺으면서 시작됐다. 1994년에는 비알코리아가 던킨도너츠의 한국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기준 비알코리아는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을 합쳐 전국에서 약 232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프랜차이즈가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에그슬럿을 비롯 2021년 간편식 브랜드 잇투고가 철수했으며 2025년 잠바주스도 잇따라 사업을 중단했다. 르뽀미에, 빚은, 따삐오 등은 매장 수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 기준 르뽀미에는 1개의 점포만이 남아있으며 빚은은 31개, 따삐오는 29개가 운영되고 있다.
SPC그룹은 2024년 매출 1천억 원을 다소 넘어서는 수준에 그치며 2025년 2천억 원 목표달성은 결과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 ▲ 허영인 SPC 회장(오른쪽)이 2024년 3월24일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와 만나 SPC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 SPC > |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비전 수립
허영인은 SPC그룹을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허영인은 2015년 10월28일 SPC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도약을 선언했다.
SPC그룹은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의 도약을 통해 2020년 매출 10조 원, 2030년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15년 기준으로 6천여 곳인 SPC그룹 브랜드 매장을 2030년까지 1만2천 곳으로 늘리고 연구개발 분야에 2조6천억 원을 투자해 인재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허영인은 2021년 신년사에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다만 이같은 허영인의 목표는 1차부터 달성에 실패했다. 2021년에 매출 7조923억 원, 영업이익 1877억 원을 냈다. 매출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10조 원에는 이르지 못했다.
SPC그룹은 허영인이 제시했던 2020년 매출 목표 10조 원을 2025년에라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아울러 5년 후인 2030년 20조 원 매출 목표 달성 가능성 전망에 대해서도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신제품 빵 연구개발을 위한 효모 개발
허영인은 SPC그룹의 제빵 역량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힘을 실었다.
연구개발의 대표적 성과물이 자체개발한 토종 효모다. 이는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이 거의 없는 국내 발효식품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SPC그룹은 2021년 4월7일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에서 자체개발한 토종 효모(SPC-SNU 70-1)의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허영인은 2005년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연구진에게 “효모는 빵 맛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독자적 원천기술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 보할 수 없으니 우리 강산에서 토종 효모를 발굴해 가장 한국적인 빵을 만들자”고 말했다.
식품생명공학연구소는 서울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11년 동안 1만여 개의 토종 미생물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6년 한국 전통 누룩과 김치에서 제빵용 효모와 유산균을 찾아낸 뒤 이를 특허등록했다.
SPC그룹이 발견한 토종 효모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SPC그룹은 2019년 9월 이들 효모와 유산균을 이용한 제빵용 발효종 ‘상미종’을 개발했다. 2020년 11월 이를 커피에도 적용해 ‘무산소 발효 커피’를 개발했다.
SPC그룹에 따르면 ‘상미종’은 SPC그룹이 직접 발굴한 토종 효모와 유산균 4종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제빵 때 상큼하고 구수한 풍미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내도록 해준다.
SPC그룹이 만든 효모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 들여온 글로벌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본사는 SPC그룹의 효모로 만든 빵(번)이 맛있다고 인정해 진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으로 SPC그룹 이미지 새롭게 구축
허영인은 제품의 품질만큼이나 디자인을 SPC그룹의 핵심가치로 내세우며 이미지 개선에 힘썼다.
실제로 파리바게뜨는 케이크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영인은 제품의 모양에서부터 제품 포장과 매장진열 방식까지 직접 챙기는 디자인 경영을 추구한다.
채용도 디자인 역량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SPC그룹은 신입사원 공채 전형에 미각을 테스트하는 ‘관능면접’과 디자인 감각을 테스트하는 ‘디자인 역량 평가’를 도입했다.
허영인은 SPC그룹 본사 1개 층 전체를 ‘디자인센터’로 사용하도록 했다. SPC그룹은 2015년 11월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영인은 기업이미지(CI) 개선에도 신경을 써왔다.
2016년 10월 상호를 삼립식품에서 SPC삼립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기업이미지를 발표했다. SPC그룹이 2013년 발표한 기업이미지에 ‘삼립’을 영문명으로 표기했다.
앞서 SPC그룹은 2013년 1월2일 새로운 기업이미지(CI) 선포식을 가졌다.
새로운 기업이미지에는 미소 짓는 입 모양으로 ‘행복’을 형상화하고 곡선으로 빵을 담는 그릇과 밀가루 반죽을 표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또한 하늘색과 황금색을 사용해 장인정신과 글로벌 진출 의지를 표현했다.
|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019년 3월28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PC톈진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SPC그룹 > |
△‘공장 빵’에서 ‘갓 구운 빵’으로 전략 변화
허영인은 아버지의 빵 공장에서 일하다 샤니공장 1곳을 물려받았다. 이후 ‘국진이빵’과 ‘포켓몬스터빵’ 등 캐릭터 스티커가 들어 있는 빵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샤니를 키웠다.
하지만 크라운베이커리 등 당일 생산한 갓 구운 빵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가는 것을 보면서 당일 양산 빵으로 브랜드 전략을 전환했다.
허영인은 일본식이나 미국식 이름 대신 ‘빵의 본고장’ 프랑스를 생각해 ‘파리크라상’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짓고 당일 빵 생산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
이후 파리크라상이 독립기업으로 발족된 뒤 1988년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만들었다.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첫 매장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당시 국내 최초로 ‘베이크오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본사로부터 빵의 원료인 생지를 받아 매장에서 빵을 직접 굽는 방식을 말한다.
허영인은 가맹점주들이 당일 빵을 생산하는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베이크오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파리크라상은 기술이 없어도 신선한 빵을 팔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맹점이 곳곳으로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SPC그룹이 걸어온 길
1945년 SPC그룹은 허창성 삼립식품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문을 연 빵집 ‘상미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허창성 명예회장은 생계를 위해 진학을 포기하고 제빵기술을 배워 25세에 상미당을 세웠다.
1948년 서울 중구 방산시장 부근으로 상미당을 옮겼다.
1959년 삼립제과공사(현 삼립식품)를 설립했다.
1964년 국내 최초로 식빵 제조 자동화를 통해 공장빵 시대를 열었다.
1971년 삼립식품이 출시한 ‘삼립호빵’이 인기몰이를 하며 제빵업계 1위에 등극했다.
1972년 샤니(당시 한국인터내쇼날식품)를 설립했다.
1983몀 제빵업계 최초로 샤니가 식품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1989년 허창성 명예회장이 은퇴를 선언하고 두 아들 허영선씨와 허영인에게 각각 삼립식품과 샤니를 물려줬다.
허영인이 샤니를 독립경영하기 시작한 1982년 매출 기준으로 샤니는 삼립식품의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허영인은 1985년 비알코리아, 1986년 파리크라상을 잇달아 세워 파리바게뜨와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승승장구했다.
반면 삼립식품은 허영선씨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997년 5월 부도를 낸 뒤 2002년 샤니에 인수됐다. 삼립식품은 1999년 개그맨 김국진을 캐릭터로 내세운 ‘국진이빵’을 출시해 ‘캐릭터빵’ 시대를 열기도 했다.
2004년에는 SPC그룹 출범식을 열었다. SPC그룹은 삼립식품과 샤니의 영문명 이니셜 ‘S’, 파리크라상의 ‘P’, 비알코리아를 비롯한 나머지 회사들(Other Companies)를 의미하는 ‘C’를 의미한다.
SPC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 허영인 일가가 보유한 비상장사 파리크라상을 통해 상장사인 SPC삼립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