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은행 자체적 중금리대출상품을 처음 내놓으며 서민금융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NH저축은행까지 거들고 있는 만큼 중저신용등급자의 안정적 지원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캐피탈 등과 협력없이 중금리대출상품 ‘NHe직장인중금리대출’을 내놓으며 포용적 금융정책의 새 모델을 만들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4~7등급 사이의 중저신용자에게 5~20% 사이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서민에게도 자금 융통의 기회를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NHe직장인중금리대출'은 1년 이상 재직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이나 스마트뱅킹을 통해 최대 2천만 원까지 중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용등급 7~8등급 직장인도 제2금융권보다 3~4%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중도상환 해약금도 없어 고객이 고객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출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이창호 NH농협은행 마케팅부문장은 “기존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금융 소외계층에 중금리대출로 포용적 금융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며 “직장인 등 개인고객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중금리대출상품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중금리대출상품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보다 더 정교해진 신용평가모델도 개발했다. 기존 심사 기준으로는 대출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중저신용등급의 잠재고객을 찾는 데 유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또 다른 계열사인 NH저축은행도 NH농협은행에서 전액을 다 대출받지 못한 고객들에게 부족한 대출자금을 보충해주며 서민대출 확대를 돕고 있다.
NH농협저축은행은 'NH투게더론'을 통해 NH농협은행, 농업협동조합, 축산업협동조합에서 필요한 자금 전액을 대출받지 못한 고객에게 추가로 대출을 내주고 금리 우대 등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제1금융권인 NH농협은행과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을 모두 연계해 신용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NH농협저축은행은 주요 금융지주사 밑에 있는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늘어나며 서민금융의 선두로 나아가고 있기도 하다.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2018년 상반기에 순이익이 2017년 상반기보다 각각 29억 원, 1억 원, 29억 원씩 줄어들었지만 NH농협은행은 홀로 3억 원 증가했다.
NH농협은행이 중금리대출 등 중저신용등급자로 대출을 확대한 만큼 연체율 관리에 더 세심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25일 제출한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8년 3월 말 기준으로 0.25%이고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4.81%다. 신용 취약계층이 많이 몰리는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훨씬 높다.
3년 전에도 정부 주도로 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판매하려다 연체율 부담으로 접었던 만큼 안정적으로 중금리대출상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연체율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