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뒤 첫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포스코가 나아갈 방향을 재확인했다. 곧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확대다.
권 회장은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의 소장을 모두 교체했다. 두 제철소 소장이 동시에 교체된 것은 2004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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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인사규모를 줄여 조직안정을 꾀하면서도 긴장감을 높였다. 전임 소장들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권 회장은 포항제철소장에 김학동 SNNC 대표를 발탁했다. SNNC는 니켈을 제련하는 포스코의 계열사다. 계열사 대표가 제철소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기술개발실 등에서 근무하며 권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제철소장에 안동일 전무를 임명했다. 안 신임 소장은 포스코건설 플랜트 담당임원과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을 지냈다. 제철소 설비분야의 전문가다.
권 회장은 해외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법인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거점법인을 올해 안에 설립하기로 했다. 거점역할을 하는 대표법인은 미주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3곳에 설립한다.
이번에 3곳의 대표법인설립추진반을 가치경영실에 배치했다. 미주·인도네시아·베트남에 각각 김원기 전무, 김지용 전무, 남식 전무를 대표법인설립추진반장으로 임명했다. 이들은 대표법인이 설립된 뒤 각 지역의 법인장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가치경영실은 권오준 회장 직속 기관으로 계열사의 핵심전략 수립과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있다. 대표법인설립추진반이 가치경영실에 배치됐다는 것은 그만큼 포스코에서 해외법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권 회장은 앞으로 해외법인의 경쟁력 강화와 독립체제 구축을 위해 현재 해외파견으로 운영되는 주재원들의 신분을 해외법인 소속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권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포스코 매출 절반이 해외에서 나온다”며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취임 직전 5곳의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 사장단 교체는 소폭에 머물렀다. 세아베스틸에 매각되는 포스코특수강의 서영세 대표는 포스코강판 사장으로 이동시켰다. SNNC 사장에 백승관 광양제철소장(부사장)을 배치했다.
이번 인사에서 10여 명의 자회사 임원이 포스코 본사로 자리를 옮겼고 그룹 전체적으로 30여 명의 임원이 이동했다.
이번 인사는 보직이동이 필요한 임원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승진인사는 3월 주주총회에 맞춰 별도로 시행한다.
포스코는 “지난해와 달리 승진인사를 별도 시행하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중인 임직원 글로벌 통합 직급체계의 시행에 대비해 그룹사 간 직급의 수준을 적정하게 조율하고, 개인별 실적과 성장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