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가 내놓은 리전 시리즈의 새 제품군은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닌 일반 게이머들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드코어 게이머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시간과 돈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게임 매니아를 말한다.
▲ 레노버의 새 게이밍 노트북 Y530 이미지.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는 19일 서울 강남구 엠큐브에서 열린 레노버 리전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게이머의 80% 이상은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니라 여가로 게임을 즐기는 일반인”이라며 “리전 새 재품의 잠재 고객은 이런 일반인 게이머들”이라고 말했다.
리전은 레노버의 게이밍PC 시리즈 이름이다. 한국 레노버는 19일 리전 시리즈의 제품군에 Y530, Y730 등 노트북 모델, T530, T730등 데스크톱 모델, C530, C730 등 큐브형(테이블톱) 모델을 추가했다.
레노버가 하드코어 게이머에서 일반 게이머로 고객층 전환을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게이밍PC의 디자인이다.
기존 게이밍PC는 ‘빨간색 LED’를 사용한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았다. 레노버는 일반 사람들이 게이밍PC의 이런 화려한 디자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봤다.
임철재 레노버 프로덕트매니저 부장은 “이번 신제품 디자인은 일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며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강렬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일반 게이머들은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외관만 보면 게이밍PC인지 사무용PC인지 구별하기 힘들다는 점이 일반 고객층의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레노버의 고객층 전환 전략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구성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ESA(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가 발표한 ‘2018 게이머 연령 및 성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40%는 여성이다. 40대 이상 게이머의 비율도 35%를 차지했다. 게임을 즐기는 계층은 주로 ‘젊은 남성’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다른 조사 결과다. 게임이 더 이상 소수 매니아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동안 출시됐던 게이밍PC 제품들은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게이밍PC같은 완제품PC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드코어 게이머 고객층에서는 완제품 데스크톱이나 업그레이드가 힘든 노트북 제품군보다 자유롭게 세부 부품을 갈아끼울 수 있는 ‘데스크톱 조립’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일반인들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립PC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방법을 몰라 완제품PC를 사용하던 하드코어 게이머들도 대거 조립PC 시장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최근 부품만 선택하면 2~3만 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데스크톱PC 조립을 대신해주는 조립 대행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상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를 통해 4K급 초고화질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도 고사양 게이밍PC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살피면 레노버의 고객층 전환 전략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는 “레노버가 제시한 트렌드가 앞으로 시장의 큰 줄기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