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내놓은 새 요금제의 조건이 비슷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경쟁사와 비슷한 새 요금제를 출시할 지, 차별화 된 새 요금제로 고객 유치를 노릴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SK텔레콤이 18일 새 요금제 ‘T플랜’을 출시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모바일 요금제 경쟁이 본격화됐다.
KT와 SK텔레콤이 3만 원대~10만 원대의 전 구간에서 새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LG유플러스도 2월 ‘속도 용량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빠른 시일 안에 새 요금제를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는 일단 SK텔레콤과 KT의 새 요금제에서 놓친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KT와 SK텔레콤의 새 요금제는 데이터와 월 요금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를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 사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을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의 새 요금제 T플랜 가운데 ‘미디엄’ 요금제는 월 5만 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한다. 그 바로 다음 단계는 월6만9천 원에 100GB를 제공하는 ‘라지’ 요금제다.
KT의 데이터ON요금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데이터 3GB를 제공하는 월 4만9천 원의 ‘톡’요금제 바로 다음 단계는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월 6만9천 원의 ‘비디오’요금제다.
사실상 기존 SK텔레콤과 KT의 요금체계에서 5만 원 중반(데이터 6GB), 6만 원 중반(데이터 10~11GB)의 요금제를 사용하던 고객들은 요금을 더 지불하고 사용하지도 않을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받거나 새 요금제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LTE 가입자당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7.08GB,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가입자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9.3GB다. 개별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 분포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새 요금제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과 KT의 새 요금제가 업셀링(기존에 사용하던 요금제보다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고객을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중간 단계의 요금제를 경쟁사보다 앞서 출시한다면 번호이동을 통해 경쟁사에서 LG유플러스로 넘어오는 고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한 뒤 경쟁사를 이용하다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이용자의 순 증가 수(SK텔레콤과 KT를 사용하다 LG유플러스로 이동한 사용자 수 – 반대로 이동한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2일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수 현황에 따르면 2018년 3월 이후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이용자 순 증가 수는 월 평균 5581명이다. 2017년 월 평균인 3010명보다 85.4%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전체 번호이동자 수가 2017년 월 평균 58만4536명에서 2018년 월 평균 46만1004명으로 21.1% 감소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고객의 필요에 맞는 요금제를 먼저 출시하는 것이 번호이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통3사의 요금제가 비슷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요금제를 먼저 출시한다면 요금제에 따른 고객 유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계속해서 소비자의 필요를 파악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