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 코스닥 특례상장 앞둬, 조대웅 '바이오벤처'에 한 걸음 더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7-19 14: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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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버리 코스닥 특례상장 앞둬, 조대웅 '바이오벤처'에 한 걸음 더
▲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가 ‘필생의 꿈’인 바이오벤처 이륙을 위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셀리버리는 그가 의대 교수까지 버리고 프로셀제약을 창업했다가 투자자와 의견 차이로 밀려난 뒤 다시 세운 회사다. 국내 첫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셀리버리는 최근 성장성 평가 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공모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은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테슬라 상장(이익미실현기업 상장)’과 유사하지만 주관 증권사로부터 추천을 받으면 기술성 평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차이다.

다만 '주식매도청구권(풋백옵션)'에 관한 주관사 부담이 크다 보니 좀처럼 활용되지 못했다. 

주관사가 일반청약자에게 6개월 동안 90%의 ‘주식매도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일반청약자는 공모가의 90% 이상으로 되사달라고 주관사에 요청할 수 있다.

주관사가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DB금융투자는 이런 리스크를 떠안은 셈이다. 그 만큼 셀리버리의 성장성을 확신했다고 볼 수 있다. DB금융투자는 셀리버리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셀리버리는 조 대표가 2014년 창업했다. 핵심 연구분야는 단백질을 세포 안으로 운반할 수 있는 '거대 분자 세포 내 전송기술(MITT)'인데 십여 년 전 조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회사이름도 '세포(Cell) 내 전달(Delivery)'이라는 뜻에서 따왔다.

원래 세포는 원형질막이 있어 단백질이 통과할 수 없지만 '거대 분자 세포 내 전송 기술'은 약리 효과가 있는 단백질을 생체 깊숙한 곳까지 전송시켜 뇌신경세포 속까지 거대 분자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조 대표는 이 기술을 활용한 '단백질 항염증 신약 후보물질'에 관한 논문이 국제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네이처 메디슨'에 각각 2001년과 2005년 실리면서 잠재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는 '거대 분자 세포 내 전송기술'로 제대로 된 바이오벤처를 키우겠다는 꿈을 십여년 째 품어왔다. 

학술지에 논문이 실리고 다국적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자 '아이디어' 자체가 기술 이전을 통해 바이오벤처의 수익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나아가 반드시 한국에서 바이오벤처기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대표는 2005년 미국 벤더빌트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뒤 가족 모두의 영주권을 반납했다. 귀국하자마자 바로 20일 뒤 프로셀제약을 창업했다. 그는 칼럼에서 "수백 번에 걸쳐 사업계획서를 수정하며 완벽한 성공 시나리오를 구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보유하고 있던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권 지분을 모두 회사에 증여할 정도로 전력을 쏟았다. 설립 3년 째에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대규모 수혈을 받으면서 삼성그룹이 투자한 1호 바이오 벤처로 주목도 받았다.

하지만 첫 도전은 뼈아픈 실패로 끝났다. 조 대표가 프로셀제약을 신약 개발회사로 키우고 싶었던 반면 삼성벤처투자는 기술만 필요로 했기 때문에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결국 2011년 스스로 세운 회사에서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 대표는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도 없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회사를 떠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연구에만 몰두했지만 꿈을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셀리버리를 세웠다. 

셀리버리는 현재 일동제약과 공동 개발계약을 맺고 '거대 분자 세포 내 전송 기술'에 기반한 파킨슨병 치료제 ‘아이시피-파킨(iCP-Parkin)’을 개발 중이다. 

6월에는 상장 전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면서 누적 투자금액이 200억 원을 넘어섰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9월 미국 마이클제이폭스재단(MJFF)이 주관하는 연구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이클제이폭스재단은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영화 '백 투 더 퓨처'로 유명한 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이후 파킨슨병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2000년도에 설립했는데 지금까지 연구 주제 1500여 개에 8천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조 대표는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아 기쁘다"며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다국적 제약기업과 공동 연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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