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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태양광사업을 경영능력의 잣대로 삼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1-26 09: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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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태양광사업을 경영능력의 잣대로 삼다  
▲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

김동관(33) 한화솔라원 상무는 5년 전 아버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따라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김 상무는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한화그룹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김동관 상무는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오너 3세라는 이름으로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면 이제 임원에 오르면서 공식적으로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안게 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사회봉사를 모두 마치고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했다. 그리고 김 회장은 장남인 김동관 상무를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한화그룹 안팎에서 올해가 그룹 경영권 승계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그 속도는 김동관 상무가 지휘하는 태양광사업의 성패에 달려있다.

◆ 김동관과 다보스포럼의 인연

김동관 상무는 21일부터 25일까지 나흘 동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올해 국내 재계 인사들의 참석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김 상무의 다보스포럼 참석이 눈에 띄었다.

김 상무는 올해로 6년째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세계 재계 거물들이 모여 세계경제동향을 논의하는 다보스포럼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12년)과 함께 가장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김 상무는 2010년 초 한화그룹 회장실에 차장으로 입사하자마자 아버지 김승연 회장과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김 회장이 후계자인 김 상무를 대외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 김 상무는 김 회장과 함께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카를로스 곤 닛산-르노 회장 등을 만났다.

2010년 다보스포럼은 김 회장과 김 상무에게 매우 의미있는 자리였다. 한화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전환점이었다. 김 상무는 당시 태양광기업인 REC의 닥 오페달 회장과 도미닉 바튼 맥킨지 회장을 만나 미래 성장사업을 놓고 논의했다.

김 회장은 그해 5월부터 맥킨지로부터 석달 동안 컨설팅을 받고 태양광과 바이오사업 등 신사업분야를 한화그룹에서 키우기로 하는 내용의 새로운 경영비전을 선포했다. 한화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40조 원, 영업이익 12조 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상무는 맥킨지 컨설팅과 태양광사업 육성과정 전반을 깊이 협의했다.

그뒤 맥킨지 출신 경영 컨설턴트들이 한화그룹에 대거 영입돼 김 상무를 도왔다. 대표적 인물이 재계에서 드물게 30대 임원이 된 민구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다.

민 상무는 2010년 맥킨지에서 한화그룹 컨설팅을 맡으며 인연을 맺은 뒤 김 상무의 눈에 띄어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김 상무의 신뢰를 바탕으로 민 상무는 그룹 인수합병을 총괄지휘하면서 드림파마 등 한화 계열사 매각은 물론이고 삼성그룹과 방산과 화학 계열사 인수를 성사시켰다.

◆ 다보스포럼에서 보여준 김동관의 태양광사업 자신감

김동관 상무는 23일 FOX TV와 인터뷰에서 “최근 유가하락으로 영향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유가약세는 한화솔라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태양광사업을 경영능력의 잣대로 삼다  
▲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
김 상무는 “유가가 높을 때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에 과잉투자가 이뤄졌다”며 저유가로 태양광업계가 구조조정을 겪어 오히려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올해 한화솔라원이 첫 흑자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상무는 “발전용 석유 비중은 매우 낮다”며 “미국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 앞으로 시장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태양광 시스템 가격이 내려가 정부 보조금이 없어도 가격 경쟁력을 갖는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21일 ‘리파워링 더 이코노미’ 세션에도 패널로 참석해 에너지업계 관계자들과 새로운 에너지사업 모델을 모색했다. 김 상무는 이 자리에서 “사회적 인프라 투자 관점에서 태양광에너지를 인식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영글로벌리더(YGL)로 선정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콩그레스센터 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설치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처음으로 현지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태양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아버지 김승연 회장의 확고한 철학에 따라 앞으로도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그동안 다보스포럼에서 50여 차례 이상 글로벌 기업인들과 면담하고 60번 이상의 세션에 참석했다.

김 상무는 올해 임원 승진 뒤 첫 다보스포럼 방문인 만큼 더욱 많은 준비를 하고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는 데도 다보스포럼에 불참한 것은 다보스포럼을 김 상무에게 전적으로 맡겼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 상무와 함께 김창범 한화L&C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한화생명을 제외하면 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책임지는 계열사들이다. 글로벌시장에서 한화그룹을 대표하는 주력사업으로 태양광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인 셈이다.

◆ 한화그룹 김동관 승계 원년 될까

한화그룹 안팎에서 김동관 상무가 올해 경영권 승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상무가 5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고 지난해 말 임원으로 승진한 데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과 삼남도 모두 그룹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은 2013년 한화첨단소재에 입사했고 지난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동관, 태양광사업을 경영능력의 잣대로 삼다  
▲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
김 회장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승마 2관왕에 오른 뒤 대표선수를 은퇴하고 한화건설에 입사했다. 현재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지역 한화건설 현장을 돌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철저하게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갈등을 빚을 때도 장자승계원칙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번에도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창업주 김종희 회장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29세의 젊은 나이에 한화그룹을 물려받았다. 그런데 김종희 회장이 승계 원칙을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회장은 3년이 넘는 동안 재산분할 소송을 벌였다.

김 회장은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일찌감치 승계구도를 정해두었을 것으로 재계 관계자들은 바라본다.

삼형제의 지분만 놓고 봐도 승계구도는 명확하다.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삼형제는 각각 지주회사인 한화의 지분을 4.44%, 1.67%, 1.67%씩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S&C 지분도 50%, 25%, 25%씩을 소유하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상무가 두 동생 지분의 합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는 구도다.

물론 변수는 있다. 김동관 상무가 추진하는 태양광사업의 실적이다.

한화그룹 안팎에서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을 김 상무의 작품으로 받아들인다. 김 상무가 매킨지 컨설팅을 토대로 태양광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밀어부쳤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들어 태양광사업이 김 상무의 경영권 승계 자격과 경영능력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을 보인다. 만일 태양광사업이 실패할 경우 내부에서 책임론이 심각하게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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