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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해지는 '워마드' 페미니즘, 혐오만 남고 명분은 사라져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8-07-11 15: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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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Womad)가 남자인 예수를 신성시한다며 가톨릭에서 예수 몸을 상징하는 성체를 훼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워마드는 '혐오에 혐오로 대응한다'는 방침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해왔는데 남성 혐오 글들이 점점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격해지는 '워마드' 페미니즘, 혐오만 남고 명분은 사라져
▲ 10일 페미니즘 사이트 '워마드'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된 성체 훼손 사진.<연합뉴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페미니즘에 관한 대통령의 입장을 표명해달라”며 극단적 남성 혐오를 조장하는 워마드의 폐쇄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20개 넘게 올라와 있다.

일부에서는 워마드가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와 다를 게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10일 워마드의 한 이용자는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라며 성체에 예수를 모욕하는 내용의 낙서를 하고 불태워 훼손한 사진을 올렸다.

성체는 가톨릭 미사에서 사용하는 '축성을 내린 빵'으로 예수의 몸을 상징한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체를 신성시하며 훼손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워마드는 페미니즘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페미니즘 사이트로 2016년 1월22일 개설됐다. 워마드(Womad)는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다.

메갈리아는 2015년 온라인 공간에 만연한 여성 혐오성 발언을 남성에게 똑같이 되돌려주는 이른바 ‘미러링’ 방식으로 여성을 향한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뒤 메갈리아 내부에서 ‘게이 혐오’를 두고 논쟁이 벌어져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며 게이도 배격대상'이라는 논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메갈리아에서 독립해 워마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워마드에는 '극우 여성 혐오 사이트'인 일베 등을 향해 미러링을 하는 글이 주로 올라왔는데 점점 그 방식이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여러 차례 수사의 대상이 돼왔다. 

최근 성별 편파수사 논란으로 대규모의 시위를 불러온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진 유포뿐 아니라 2016년 “커피에 자동차 부동액을 타 남성들에게 먹였다”, “남자 아기를 낙태했다” 등 남성을 위해했다는 글, 2016년 광복절에 “안중근과 윤봉길은 둘 다 한남충”이라며 독립운동가 안중근과 윤봉길 의사를 비하하는 글, 2017년 남자 목욕탕에 몰카를 설치해 찍은 남성들의 알몸 사진 유포 글, 같은 해 호주 남자 어린이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했다는 글, 고인이 된 김주혁 배우 조롱글 등이 게시돼 작성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택광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런 워마드의 게시글들을 놓고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혐오만 남고 명분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나미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 원장은 “여성들의 오래 억눌려온 감정이 극단적 남성혐오로 표출되고 있디"며 “제대로 된 페미니즘으로 성숙하기 전에 이런 극단적이고 왜곡된 모습이 페미니즘이라고 인식됨에 따라 대중들에게 외면받고 소멸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워마드는 2017년 11월21일 공지글에서 “운영진은 위법성이 있는 게시글을 빠르게 삭제해왔고 일부 확인하지 못한 게시물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피해자의 요청을 받으면 삭제해왔다”며 “워마드보다 수십 배로 쓰레기 같은 글이 많이 올라오는 다른 남초 커뮤니티들이 잘 운영되는 한 워마드도 문을 닫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마드 사이트 일부 이용자들은 11일 올라온 ‘성체 훼손’ 글로 워마드가 다시 한 번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는 등 비난을 받자 “여성은 남성한테 폭행, 추행, 납치, 강간, 살해를 당해도 검색어에 오르기가 힘든데 빵 태웠다고 당장 하루 종일 실검에 오르는 대한민국”, “아직도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여성 혐오에 찌든 종교를 묵인하더니 밀가루 덩어리 태운 거 가지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내놓은 ‘최근 5년 차별·비하 심의 및 시정요구 현황’에 따르면 워마드는 ‘일베저장소’, ‘디시인사이드’, ‘메갈리아’ 등과 함께 2016년 차별·비하 표현 시정요구를 가장 많이 받은 상위 10개 인터넷 사이트에 포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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