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는 것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만남이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 재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여론을 살피며 경영활동을 가급적 자제했는데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면서 경영활동 재개에 힘을 받게 됐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10일 인도에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던 일정이라고 말했다.
권 관장은 “인도 날씨가 더운데 문 대통령이 지하철로 이동해 행사장에 도착한 뒤 땀을 식히려고 대기실에서 5분 정도 대기했다”며 “그러는 사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 부회장과 홍 부사장과 잠깐 예정에 없던 사전 환담 겸 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행사 전 이 부회장과 홍현칠 서남아담당 부사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국내에서 더 많은 투자를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실형,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를 받은 뒤 국내에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유럽, 북미,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만 인재 확보와 투자협력 등의 활동을 조심스럽게 했다.
이 때문에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통해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청와대는 이 런 해석을 조심스러워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준공식에 초청하지 않았다”며 “(이 부회장은) 일반적으로 해외 공장 준공식을 할 때 참석하는 인사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별도로 접견하고 국내에서 삼성의 투자를 요청했다는 대목이 의미가 상당하다.
삼성의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문 대통령의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이번 만남이 후속 만남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과 소통을 강조하며 적극적 현장 방문과 애로사항 청취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정부 인사들의 기업 방문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 역시 적절한 시점에 기업 방문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김 부총리는 LG, 현대차, SK, 신세계 등을 만났고 문 대통령도 현대차, 한화, LG 등을 만났으나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을 방문한 적은 없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이 부회장과 만나 물꼬를 튼 만큼 머지않아 문 대통령 혹은 김 부총리와 삼성그룹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