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구광모 LG 회장체제를 열며 4세경영을 위해 정공법을 선택했다.
LG그룹 지주회사 LG는 29일
구본무 LG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하현회 부회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구 회장의 경영을 돕는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올해 40세로 젊은 점을 놓고 주변에서 불안해 하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회장에 오르는 정공법으로 갔다.
구본무 회장이 타계한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가 지연되면 불필요한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이 구 회장의 선임과 함께
구본준 LG 부회장이 앞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고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진하겠다고 못박은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LG그룹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6명이 모두 부회장일 정도로 전문경영인체제가 잘 가동되고 있는 점도 구 회장이 회장에 올라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근거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LG그룹에는 주요 계열사 대표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부회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포진해있다.
그래도 구 회장이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등 LG그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는 무겁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그가 그동안 이끌었던 신사업을 넘겨받게 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구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28%를 상속받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현재 구 회장은 LG 지분 6.24%를 들고 있어
구본준 부회장 7.72%에 이어 3번째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앞으로 구 회장은 하현회 공동대표이사 부회장의 도움을 받아 그룹 현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으로 향후 LG그룹의 장기적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구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분상속 등 실무적 승계절차와 관련해서는 LG 법무팀장 출신으로 이번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이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은 평소 정보통신(IT)기술에 관심이 많아 각종 컨퍼런스나 포럼 등을 참석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도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을 맡으며 신사업 개척을 진두지휘해왔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지주회사의 경영자로서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구상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