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28일 서울 강남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삐에로쑈핑 1호점을 연다. |
이마트가 B급 감성을 내세운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을 연다.
삐에로쑈핑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예고했던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이다.
이마트는 28일 서울 강남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지하 1층과 지하 2층, 모두 2513㎡(760평) 규모로 삐에로쑈핑 1호점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삐에로쑈핑은 ‘펀&크레이지’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저가 소매상)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에 경험을 중시하고 가성비를 추구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접목해 기존 유통채널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쇼핑공간을 선보인다.
공략 소비자층은 20~30대 젊은 세대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을 비교적 수입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쇼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삐에로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고 매장을 꾸몄다.
우선 매장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오히려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한 상품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해 쇼핑 편의를 추구하는 대신 보물찾기를 하듯 매장 구석구석을 경험하며 이른바 ‘득템’의 재미를 주겠다는 것이다.
삐에로쑈핑은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천냥코너부터 명품코너까지 4만여 가지 다양한 상품을 빈틈 없이 진열해 판매한다.
보통 대형마트가 1만㎡(3천여 평)에 5만~8만 가지 상품을 진열하는 점과 비교하면 상품이 얼마나 빽빽하게 진열됐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기존 대형 유통채널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삐에로쑈핑은 쇼핑의 재미를 위해 자체 캐릭터 4개를 개발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취업 준비생 마이클, 래퍼 지망생 젝손, 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 신원미상의 애로호다.
매장 안의 안내문구도 본사에서 일괄 배포하는 것 외에 매장에 상주하는 담당 직원이 직접 손으로 쓴 손글씨 안내문을 함께 고지해 삐에로쑈핑만의 개성을 표현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선보이는 이유는 유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3월 말 기자들과 만나 삐에로쑈핑을 소개하며 “1년 동안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의 상품 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했다.
상품 구매처도 다양하다.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또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하고 재고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들도 매입해 초저가로 선보인다.
해외 관광객을 위해 김, 과자, 홍삼 등은 물론 아이돌 기념품 등도 판매한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브랜드매니저는 “삐에로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돈키호테는 지난해 기준 370여 개 매장에 연간 8조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마트는 올해 모두 3개의 삐에로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삐에로쑈핑이 이마트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