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보복 이전 수준으로 판매를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중국을 직접 챙기고 있지만 현대차는 중국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18년 상반기에만 4차례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에서 현대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 아시아 2018’ 언론 공개행사에서 중국 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 딥클린트와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중국 인터넷 서비스회사 바이두의 자율주행 개발 프로젝트 참여계획도 밝혔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충칭 공장 점검을 시작으로 4월 베이징모터쇼와 중국형 SUV 엔씨노 출시행사에 참석하며 중국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은 중국에서 생산 안정화부터 신차 출시와 미래차 경쟁력 강화까지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현대차의 판매 회복세는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차는 1~5월 중국에서 29만3046대를 팔아 2017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10% 늘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보복으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은 데 따른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판매 실적 증가폭이 작다는 것이다.
사드보복을 겪기 이전인 2016년 1~5월 중국에서 42만5561대를 판 것과 비교하면 2018년 1~5월 중국 판매는 31%나 적다.
특히 3월부터 중국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다 5월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그 이유로 중국 합작회사 파트너와 불화로 생긴 생산 차질, 과도한 판촉활동의 후유증 등이 꼽힌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세운 올해 중국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도 물음표가 따라불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90만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5월 말 기준으로 목표 달성률은 33%에 그쳤다.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중국이 당장 7월부터 자동차 수입 관세를 기존 20∼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중국 자동차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판매를 늘릴 기회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사드보복을 겪은 뒤 중국에서 단기적 처방보다 장기적 처방에 판매량과 재고 안정화, 제품 경쟁력 강화,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장기적 처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 글로벌 판매에서 중국 판매 비중은 20%에 이르기 때문에 현대차에게 중국 판매 정상화는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적 처방이 약효를 발휘하기 전까지 중국에서 출시하는 신차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현대차는 하반기 중국에서 위에동 RV 모델,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 올 뉴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