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자동차가 한국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동풍쏘콘, 비야디, 쯔더우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경상용차, 전기버스, 초소형 전기차 등 ‘특종’ 차량을 선보이며 성과를 내고 있다.
▲ 스마트EV 'D2'(왼쪽)과 동풍쏘콘 '글로리'. |
신원CK모터스는 6월 초부터 한국에서 동풍쏘콘의 경상용차 5종을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경상용차 5종의 초도 물량으로 300대를 들여왔는데 출시 이후 보름 만에 초도 물량의 90% 이상을 팔았다.
7월 중 처음 들여온 차가 모두 팔릴 것으로 예상돼 이미 추가로 500대를 더 주문했다.
신원CK모터스는 동풍쏘콘 경상용차로 ‘켄보600’의 굴욕을 씻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2017년 한국에서 켄보600을 들여오면서 연간 3천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켄보600는 중국 브랜드 북기은상의 중형 SUV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판매된 중국산 SUV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켄보600의 한국 판매량은 2017년 300여대에 그쳤고 2018년 들어서도 5월까지 100여대에 불과했다.
경쟁차종보다 1천만 원 가량 저렴한 가격대였지만 중국산 제품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패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신원CK모터스는 동풍쏘콘의 경상용차 판매를 통해 중국산 자동차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동풍쏘콘의 경상용차 5종을 계약한 개인고객(개인사업자 포함) 비중은 85%로 법인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개인고객 수요가 경상용차에서 승용차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에 출시할 중국산 승용차에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신원CK모터스는 2019년에는 동풍쏘콘의 SUV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글로리’를 출시해 한국 친환경차 공략에 나선다.
중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는 한국 버스시장부터 파고들고 있다.
이제웰페어는 올해들어 비야디 전기버스 납품처를 늘리고 있다. 1월 제주공항 지상조업 서비스회사인 ATS에 ‘이버스-12’ 2대, 2월 우도사랑협동조합에 ‘이버스-7’ 20대를 납품했다.
이어 2018년도 대전광역시 전기 시내버스 시범사업에 선정돼 6월 경익운수에 이버스-12 1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지웰페어는 이버스-7과 이버스-12에 이어 이버스-9 등 전기버스는 물론 전기택시 e6, 전기트럭 T4 등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시장 판매 2위 모델 ‘D2’는 한국 판매에 이어 생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2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쯔더우의 2인승 소형 전기차다. 쎄미시스코가 한국에서 ‘스마트EV’라는 브랜드 아래 D2를 판매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현재 전국 이마트 17곳과 고양 스타필드에서 D2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망 구축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6월에는 조달청에 D2 1천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0년까지 집배원 오토바이 1만여 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는 계획을 세우면서 이미 3월부터 D2를 비롯한 초소형 전기차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한발 더 나아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D2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5월 세종시 미래산업단지에 1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추가 생산라인을 지을 계획도 세웠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중국 자동차 판매는 규모가 작고 차급도 한정적”이라며 “아직은 중국 완성차회사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