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도록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직접 호소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20일 신 회장을 상대로 보석 신문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은 12일 재판부에 보석 청구서를 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신 회장은 “29일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며 “해임 안건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데 현장에서 내가 직접 말로 해명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해외 출국이 어려우면 전화를 통해서라도 내 입장을 꼭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도 들었다. 그는 “회사에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부디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대리인이 주총에 대신 참석할 수는 없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주주만 참석할 수 있다”며 “내가 몇 년 동안 구속돼 경영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모습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롯데홀딩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이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앞으로 남은 증인은 적대적 증인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증거 인멸은 불가능하다”며 “보석은 재판부의 은혜적 판단이 아니며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직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벌인 경영권 분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신 회장이 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일본에서 받아들이는 신 회장의 구속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롯데그룹이 사드부지를 제공해 여러 어려움을 겪었는데 사드보복 문제가 총수 공백으로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 밖에 여러 프로젝트를 놓고 (중국측) 상대방이 총수가 나오기 전에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재계 5위 그룹의 총수라는 점에서 사회적 신분이 보통 국민과 다르다고 다르게 대우받는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고인은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큰 사람으로 잘못을 했으면 오히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경영권 분쟁은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부터 이미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만큼 일단락됐다고 보는 게 맞다”며 “실제 법정구속된 뒤에도 신 회장이 여러 계열사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등 롯데그룹에서 지배력이 안정화됐다고 여러 차례 언론에서도 보도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과 검찰 양측의 의견을 모두 고려해 신 회장의 보석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