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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무혈입성' 장담 못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6-19 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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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서초구의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에 ‘무혈입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조합이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수의계약 입찰 제안서를 놓고 작성조건 미준수, 무상시공 등 특화계획 불명확 등을 이유로 시공사 선정절차를 다시 밟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무혈입성' 장담 못해
▲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아파트 조감도.

19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20일 오후 7시 반포주공1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제4차 긴급대의원회를 연다.

조합이 대의원회에서 재건축사업을 맡길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조합 대의원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조합은 대의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시공사(수의계약) 입찰 관련 건’의 제안설명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입찰 제안서 내용이 조합에서 의결한 ‘입찰 제안서 작성기준 및 산출내역서 작성방법’(에 포함된) 내용과 다르다”고 말했다.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입찰 제안서를 총회에 상정하는 방안(1안)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을 무효로 하고 차기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안(2안)을 놓고 대의원회에서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다른 대형건설사의 참여가 없었던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을 무난하게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인근 부동산업계는 바라봤다. 하지만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수주를 낙관하기만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월 초에 진행된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만 단독 응찰하면서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4월30일 제출한 입찰 제안서를 토대로 한 달 반가량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문제로 거론됐던 정비기반시설 및 반포천 특화, 마감재, 도급계약서 관련 부분에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조합은 입찰 제안서의 공사비 항목에 정비기반시설(도로와 공원, 공공청사, 보도교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 적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이 입찰 안내서 작성조건으로 명시한 사항들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요구에 “‘정비기반시설의 공사 범위’에 대한 사안은 입찰금액 이외에 당사가 추가로 공사비를 부담해야 하는 항목이라 조합과 공식적 협의 과정에서 최종 확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혁신·특화안과 관련한 공사비 986억 원을 공사비에 포함시킬 것인지, 조합이 추가로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도 불거졌다.

조합은 혁신·특화안을 원안 설계에 반영하더라도 공사비 증액이 없도록 무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원안과 혁신·특화안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해도 공사비 증액이 없을 것이라는 뜻을 보였다가 나중에 1천억 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일방적으로 공사항목에 포함하라는 것은 일방적 손실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무혈입성' 장담 못해
▲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의 반응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에 설명했던 내용이 수시로 뒤바뀌었다”며 “‘일방적 손실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며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서류에 대해 조합에서도 합리적 처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조치”라며 특화공사비의 처리방안과 이에 따른 책임소재 등을 분명히 제시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요청으로 18일 서울 서초구 엘루체컨벤션에서 열린 조합원 설명회에서 그동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사안들에 대해 대부분 조합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대의원들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전향적 태도에 일부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수의계약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더 좋은 조건에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의원들도 여전히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조합에서 시공사 선정 입찰을 추진할 때부터 사업조건을 변경해서라도 다수의 건설사로부터 입찰 제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일 열리는 긴급 대의원회에서 대의원들이 애초 계획대로 시공사 선정 총회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제안서를 상정하는 방안(1안)을 선택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최종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의를 무효로 돌리는 안건(2안)이 채택되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조합원 설명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부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그동안 쌓였던 오해를 대부분 풀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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