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정부의 항공운송 의뢰제도 폐지로 수혜를 볼 수도 있다.
항공운송 의뢰제도는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공무원들 출장에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인데 정부는 앞으로 이 제도를 폐지하고 여행사에 항공권 조달을 맡기기로 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정부의 항공권 조달을 맡게 되면 앞으로 항공사들로부터 항공권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항공운송 의뢰제도의 폐지 사유로 비용 절감을 꼽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주거래여행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국내 여행업계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올라 있는 만큼 항공권 구매 규모가 크다.
이에 힘입어 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다른 여행사보다 낮은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 항공권 가격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부 입찰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확정된 사항이 없어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아직 공문을 주는 등 구체적으로 입찰을 진행하진 않고 있는 만큼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정부의 항공권 조달을 맡게 되면 항공권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부의 항공권 구매 규모는 한 해에 300억~4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항공권 수요 유치를 늘려 항공사들로부터 항공권을 사올 때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를 통해 주력 상품인 패키지상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수익을 늘리기보다는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항공권 판매사업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규모 항공권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데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항공권 판매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여행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등 효과가 있어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항공권 판매의 매출 비중이 각각 2.3%와 6.3%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항공사들이 판매대행 수수료를 없애거나 소비자들이 항공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일이 늘어나는 등 요인으로 항공권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항공권 판매 매출이 2016년보다 14.2% 줄어들었고 지난해 항공권 판매의 매출 비중이 2016년보다 0.8%포인트 작아졌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항공권 판매 매출이 157억 원으로 2016년보다 2.6% 늘어났지만 항공권 판매의 매출 비중이 1.1%포인트 작아졌다.
정부의 항공권 조달을 맡으면 호텔 등 다른 상품 판매를 통해 알선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주거래 여행사를 통해 항공과 숙박 예약을 연계한 편의도 제공받을 방침을 정했다.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는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계약을 토대로 공무원의 해외 출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도록 한 정부 항공운송 의뢰제도를 38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10월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소진한 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6월부터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부처별로 공개 입찰을 진행해 주거래 여행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