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곳곳에서 막혀 있던 숙원사업들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 등 골목상권과 맞물린 출점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2017년 12월11일 오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시 중소상공인·시장보호 대책위원회(상임대표 정경상 외) 관계자들이 신세계 스타필드창원 건립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시 중단됐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가 재개된다. 특히 5년 넘게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서울 상암동 롯데몰 개발계획안도 27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상정된다.
롯데그룹이 서울 상암동에 세우려 하는 복합쇼핑몰사업은 5년째 표류하고 있다.
인근 지역주민들은 복합쇼핑몰 건립을 빨리 추진하자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망원시장 상인들이 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상암DMC 쇼핑몰 부지를 판매 및 상업시설 용지로 2천억 원가량에 사들였다. 이 부지에 2017년까지 백화점과 영화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쇼핑몰을 짓기 위해서다.
그러나 근처 망원시장을 비롯한 지역상인들이 반기를 들면서 롯데쇼핑은 2015년 5월 상인들의 반대가 가장 컸던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을 포기했다.
지난해 말 전체 3개 필지(2만644㎡) 가운데 가장 큰 필지(8162㎡)를 비판매시설인 오피스텔로 사용하고 나머지 2개 필지를 묶어 복합쇼핑몰로 개발하겠다는 협의안도 제출했다.
그러나 이 역시 지역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일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면 상생안 등을 놓고 후속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생안을 놓고도 합의에 이르기까지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지역상인과 상생안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나마 롯데쇼핑이 처음 부지를 매입할 때부터 서울시장을 지낸 박원순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면서 사업이 연속성을 띈 점은 위안거리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창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당장 경남 창원시에서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초로 당선되면서 스타필드창원 건립 역시 불투명해졌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안상수 현 창원시장은 당초 1월 말 스타필드창원의 인허가 결정을 내리기로 했지만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일부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스타필드창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를 없애겠다며 이렇게 결정했다.
그러나 안상수 시장은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 밀려 낙선했다.
허 당선인은 스타필드창원을 놓고 다소 부정적 입장을 보인 적이 있다. 그는 선거 전 “창원시는 인구보다 대규모 판매시설이 많아 대형 유통매장 허가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그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만약 허가를 하게 되면 중소상인 보호대책 등을 마련하겠다”며 가능성도 열어뒀다.
스타필드창원 건립을 희망하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상생안 등을 놓고 지역상인과 합의를 거쳐 스타필드창원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하남시에 짓기로 한 물류센터에도 관심이 몰린다.
지역주민들이 워낙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데다 김상호 더불어민주당 하남시장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여러 차례 온라인 물류센터를 놓고 반대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이다.
김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신세계그룹이 도입하려고 하는 온라인 물류센터는 과거 하남시의 광역화장장이나 열병합발전소 이전문제 등과 같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발생한 공공갈등의 전형”이라며 “온라인 물류센터는 원칙적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선된 뒤 “출퇴근 교통문제와 과밀학급 보육문제, 신세계그룹 물류센터 등 산재해 있는 공공갈등 현안들에 대해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쇼핑이 서울시 상암동에 짓기로 한 '롯데복합쇼핑몰' 조감도. |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물류센터 건립을 확정해야 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안으로 신세계와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합병해 온라인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이 법인에 해외 투자회사들로부터 1조 원가량을 투자받는데 이 자금 대부분은 물류센터 구축에 쓰인다.
현재 하남시에 지으려는 온라인 물류센터는 이 신설법인의 본사로 사용된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3월 말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2만여㎡를 970억 원가량에 낙찰받았는데 처음부터 물류센터를 짓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남시를 비롯해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마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당초 3월30일로 예정됐던 계약체결을 미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