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대한항공에 공개서한을 보내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5일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행 명의로 대한항공에 보낸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 관련 질의 및 면담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민연금이 개별기업에 공개서한을 보내는 형태로 주주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서한의 발신자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수신자는 ‘대한항공 대표이사’다. 참조에는 ‘대한항공 이사회와 IR 담당자’를 달았다.
기금운용본부는 공개서한에서 “최근 대한항공의 경영진과 관련한 여러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대한항공과 관련한 시장의 신뢰성 및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대한항공의 주주로서 국민연금기금의 장기 수익성 확대를 위해 이와 관련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 해결방안을 놓고 대한항공의 입장을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기금운용본부는 “대한항공의 입장과 그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 대한항공을 대표할 수 있는 경영진 및 사외이사와 비공개 면담을 요청한다”며 “6월15일까지 회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5일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대한항공 사태를 놓고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대한항공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5월30일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장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필요가 있다”며 대한항공 사태와 관련해 우려 표명,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제안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8년 3월말 기준 대한항공의 주식 1194만7287주(12.45%)를 보유한 2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