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내는데 힘쓰고 있다.
3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인공지능 스피커에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조만간 수익모델로 전환이 가능한 여러 생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쇼핑과 접목하고 있다. |
대표적 분야가 쇼핑이다.
네이버는 5월 초부터 자체 인공지능 스피커 ‘네이버프렌즈’에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쇼핑 기능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배송지나 결제수단 등을 미리 입력해두면 음성명령으로 간단히 생필품을 살 수 있다.
카카오 역시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음식 주문하기, 택시 호출 기능, 교통정보 안내 등을 순차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특히 주문하기분야에서는 현재 38곳의 프랜차이즈회사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데 하반기부터는 일반식당으로도 주문 영역이 확대된다.
두 회사가 지난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는 음악 재생, 날씨 확인, 음성 검색 등 주로 콘텐츠나 생활정보를 전달하는 간단한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쇼핑을 비롯 다양한 생활 서비스가 추가됐다.
향후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하드웨어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접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 네이버는 ‘클로바’와 ‘프렌즈’ 등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는 상황은 아니다. 판매가격이 8만 원~10만 원 수준인 데다 이마저 대부분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스피커의 핵심 기능인 인공지능이나 음성인식 기술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드는 비용은 상당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인공지능분야에 연간 수백억 원 대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가 꾸준히 성능 개선에 힘쓰는 이유는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플랫폼을 선점한다면 포털사이트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서 누렸던 효과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자체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에 생필품을 주문하는 장보기, 의류 및 악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는 쇼핑하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쇼핑 등을 통해 수많은 쇼핑몰들을 모아뒀다.
플랫폼 이용자가 많아지면 입점하려는 판매자도 늘어나게 되고 수수료수익도 커지게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로 지금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최대한 보급을 늘려 사용자를 많이 확보하면 이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스피커가 스마트폰에 이은 또 하나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일각에서는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은 인공지능 스피커 약 76만 대를 판매해 영국을 제치고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전 세계 시장에서는 모두 900만 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0% 급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