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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동맹군 전략으로 스마트가전 시대를 맞이한다

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 2018-06-03 08: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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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가전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최근 LG전자의 로봇 청소기 '홈봇'이 무단으로 침입한 도둑의 사진을 주인에게 전송해 더 큰 도난 피해를 막아 화제가 된 일은 스마트가전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상징적 사건일 수도 있다.
 
LG전자, 동맹군 전략으로 스마트가전 시대를 맞이한다
▲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스마트가전 시대'를 맞아 다양한 협력회사와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동맹군을 구축하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는 먼저 인공지능 기술력을 가전제품에 탑재하기 위한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5월부터 미국 인공지능 서비스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모두 연동한 데 이어 올레드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집안에서 구글홈을 사용하든, 아마존 에코를 사용하든 상관없이 LG전자 가전제품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됐다. 대규모 가전회사 가운데 두 서비스를 모두 연동한 시도는 LG전자가 처음이다.

이는 LG전자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마트가전은 통신사, 가전회사, IT회사 등 다양한 업계가 맞물려 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다양한 협력회사와 손을 잡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및 해외의 유망한 스타트업과 손잡고 인공지능 관련 기술력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월부터 국내 스타트업을 선발해 자체 운영체제인 웹OS 기술을 공유하며 성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가상현실 실내자전거 개발회사 컨시더씨, 스마트미러를 활용해 피부상태를 분석한 후 화장법 등을 추천해주는 솔루션 개발업체 모임소프트 등 모두 4곳의 스타트업과 기술협력을 하고 있다. 

웹OS는 LG전자가 올레드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적용하는 운영체제로 스마트가전이 구동하기 위한 기본 요소다. 스타트업들이 웹OS를 활용해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이를 기반으로 웹OS의 기술력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에서는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던 안승권 마곡사이언스파크센터장은 매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등 인공지능 연구로 유명한 교육기관 및 연구소를 방문하며 인공지능 기술협력을 도모했다. 또 주변의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을 방문하며 기술 교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을 기반으로 인터넷쇼핑과 결제를 연동하기 위해 금융분야에서도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금융그룹과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손잡은 데 이어 올해 4월 KEB하나은행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LG전자는 이 금융회사들과 함께 가전제품에 접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냉장고가 어떤 식재료가 남아있는지 스스로 파악해 필요한 물품 구입을 신청하고, 이용자는 냉장고에 뜬 화면을 모니터처럼 활용해 결제를 처리하는 방식의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다.

류혜정 LG전자 H&A스마트솔루션사업담당 전무는 “각 산업을 대표하는 다양한 회사들과 꾸준히 협력관계를 이어가 스마트홈 시장을 지속해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가전 시대는 소비자는 물론 기업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그를 상징하는 선두주자는 인공지능 스피커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스피커 출하량은 올해 1분기 90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10% 급증했다. 벤 스탠튼 카날리스 연구원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놓고 “글로벌 기술 소비재 부문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에서 인공지능 스피커가 약 72만 대가 팔리면서 영국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등극했다.

LG전자도 지난해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를 출시했다. 이 스피커에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됐다.

다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가전은 아직 초창기 단계인 만큼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더욱이 LG전자는 다양한 협력회사에 가전제품을 플랫폼으로서 개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관련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성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한 부부의 대화를 녹음해 자동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메시지를 전송하라'는 명령으로 잘못 알아듣고 지인에게 음성내용을 전송했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머지 않아 가전제품을 비롯한 일상생활에 인공지능 기술이 자연스레 자리잡을 것"이라며 "LG전자가 인공지능 등 기술 개발을 통해 스마트가전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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