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사가 바랐던대로 선박 가격이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을 회복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세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올해 상반기 선박 가격이 올랐던 것은 원가가 올랐기 때문일 뿐”이라며 “한국 조선사가 올해 상반기 선박 가격 인상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300 |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선박 가격을 지표화한 신조선가 지수가 올해 1월 125포인트에서 5월 128포인트로 올랐다. 지난해 말 124~125포인트를 오르내렸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오른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 가격이 두 번이나 인상됐다. 또 지난해 말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선박 원가도 올랐다.
선박 가격이 원가 상승분만큼만 올랐을 뿐이므로 한국 조선사가 선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을 높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조선사의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을 만큼 선박 가격이 오르려면 수주잔고가 먼저 증가해야 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절대 발주량은 적은 편이고 글로벌 수주잔고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사는 발주되는 선박물량이 인도되는 물량보다 많아야 수주잔고가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들어 4월까지 선박 발주량은 2160만DWT(적재중량톤), 선박 인도량은 3002만DWT로 여전히 인도량이 더 많아 글로벌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보다 4.8%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