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년 한전KPS 사장이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김 사장이 완벽과 자부심이라는 새로운 DNA를 강조한 만큼 혁신을 통한 전문성 강화로 한전KPS의 내일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취임식에서 무엇보다 임직원의 기술력과 전문성을 강조한 점은 한전KPS의 해외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사장은 25일 취임사에서 “임직원 모두가 장인(마이스터)의 혼을 바탕으로 전문가적 기술을 갖춰야 한다”며 “완벽과 자부심의 DNA를 추구해 세계 최고의 정비기술기업으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한전KPS는 원전과 화력발전소 등 발전설비와 관련 시설물의 정비를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국내에서 민간정비업체와 경쟁이 심화하면서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등 5개 화력 발전공기업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전KPS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6%에 그쳤다. 2015년 60%, 2016년 54%에서 크게 낮아졌다.
한전KPS는 실적 확대를 위해 해외사업이 중요한 상황인데 최근 해외수주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전KPS의 1분기 해외 수주는 13억 원에 불과해 부진했던 2017년 1분기보다도 75% 감소했다”며 “국내 사업의 부진 속에서 여전히 실망스러운 해외 수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전KPS는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원전 수출이 성사하면 수혜가 기대되지만 이 사업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확정된다하더라도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파키스탄에서 2017년 매출액의 10%에 이르는 1300억 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정비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10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해외 수주가 필요해 보인다.
김 사장이 한전KPS의 전문성을 강조한 만큼 자체 역량을 길러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1958년생으로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파 전력분야에서 기술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사장이 외부 출신 사장인 만큼 혁신을 더욱 주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 사장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엔지니어링본부장, 발전부사장 등을 지낸 한국수력원자력 출신으로 한전KPS가 외부 출신을 사장을 맞이한 것은 2010년 태성은 전 사장에 이어 8년 만이다.
김 사장 이전 사장인 정의헌 전 사장과 최외근 전 사장은 모두 한전KPS 경영관리본부장을 지낸 내부 출신이었다.
외부 출신인 만큼 한전KPS의 상황을 더욱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혁신을 추진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김 사장 개인적으로도 한전KPS의 실적 확대는 중요해 보인다.
김 사장은 애초 2017년 말 진행된 한국서부발전 사장 공모에서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일정 기간 퇴직 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에 걸려 서부발전 사장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퇴직 뒤 3년 동안 업무 관련성이 밀접한 공기업 등에 취업할 수 없는데 김 사장은 2017년 1월 발전부사장을 끝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을 떠나 자격 논란이 일었다.
한전KPS 역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자격이 제한될 수 있었는데 취업 심사 등을 거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한전KPS 사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한전KPS 사장에 오른 만큼 다른 공기업 사장들보다 능력을 입증해야 할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한전KPS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주식이 거래되는 공기업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