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과 KB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과 함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인데도 기업공개 주관부문에서 상위 3강 증권사에 밀려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약점을 해소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상장 주관사를 맡은 회사들의 상장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2018년 기업공개 주관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4월 초에 상장한 일본 면세점 JTC의 기업공개를 주관했고 공모금액도 895억 원으로 집계돼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증권이 주관사인 아시아신탁(코스피)과 DIT(코스닥)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삼성증권은 코넥스 시가총액 2위인 노브메타파마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NH투자증권과 함께 주관한다.
미국 바이오회사 아벨리노랩과 이탈리아 화장품회사 인터코스 등 해외 기업들의 코스닥을 향한 기업공개 주관도 잇달아 맡고 있다. 바이오회사 압타바이오의 4분기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기업공개 주관을 전담하는 직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기업공개2팀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연구원과 바이오산업 전문가 등 전문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자산관리(WM) 등 소매금융과 기업공개를 연계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 경영진에게 법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공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이 2017년에 수임한 맨데이트(기업공개 주관이나 자문사 업무) 55건 가운데 29건이 소매금융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은 1분기에 상장회사의 기업공개를 한 건도 주관하지 못해 기존 3강 증권사는 물론 삼성증권과 중견 증권사들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KB증권이 단독 주관사를 맡은 비료회사 대유와 골프웨어회사 크리스F&C가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고 두 회사는 공모에서 흥행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대유는 최근 3년 동안 영업이익률 20%대를 유지해 왔고 업력도 41년에 이른다. 크리스F&C는 업계 중견기업으로 증권업계의 기업가치 전망치만 5천억 원에 이른다.
KB증권은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회사 파멥신과 브릿지바이오 외에 대기업 계열사인 HDC아이서비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시아나IDT 등의 주관 물량도 확보했다.
KB증권은 계열사와 연계해 상장 예비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전 지분 투자(프리IPO)를 확대하고 있다. SME(중견중소기업)금융본부를 통해 상장을 준비할 만한 중견기업과 접촉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국내 인수금융업계 선두인 점을 바탕으로 국민은행과 연계해 기업공개 ‘대어’를 잡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KB증권이 2017년에 기업공개 주관 6건, 공모금액 5137억 원으로 업계 4위에 오른 데에도 국민은행과 연계해 제일홀딩스의 기업공개를 단독 주관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KB증권 관계자는 “제일홀딩스와 같은 사례를 계속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하반기부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초대형 종합투자금융사업자가 된 뒤 기업공개 주관과 관련된 부서의 인력 확충에 힘써왔다”며 “2017년에 쌓은 운용실적도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 기업공개 주관 실적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