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터넷TV사업을 분담하고 있는 자회사 KT미디어허브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KT는 둘로 나뉜 인터넷TV사업을 통합해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 한다. 그러나 자회사를 줄임으로써 경영진을 축소하는 효과도 얻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KT가 이번 인수에 이어 위성방송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도 합병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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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KT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를 합병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미디어허브는 KT의 인터넷TV사업인 ‘올레tv’의 일부 사업을 담당해 왔다. 이 회사의 모든 지분은 KT가 보유하고 있다.
KT는 앞으로 주주총회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미디어허브와 합병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KT와 미디어허브의 합병이 3~4월쯤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2012년 분사한 미디어허브가 2년 만에 KT로 되돌아오게 됐다.
앞서 KT는 이석채 회장 시절인 2012년 말 미디어부문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미디어허브 법인을 따로 만들었다.
KT는 이번 합병을 통해 그동안 둘로 나눠서 진행해 오던 인터넷TV사업을 통합하려 한다. 이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지금까지 사업권을 가진 KT가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미디어허브가 콘텐츠 유통과 서비스 운영을 각각 담당했다. 그러나 통신과 미디어산업이 융합하는 IT환경에서 하나로 합쳐 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KT의 한 관계자는 “올레tv는 인터넷TV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료방송시장의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려면 합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황창규 회장이 추진해온 계열사 정리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황 회장은 임원 숫자를 줄이고 계열사를 축소하는 등 KT의 몸집을 가볍게 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디어허브의 합병에 이어 KT스카이라이프의 합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합산규제의 법제화가 논의되면서 KT스카이라이프가 KT와 합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합산규제는 인터넷TV, 케이블TV, 위성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합쳐 전체 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현재 KT는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과 인터넷TV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28% 정도를 차지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산규제가 통과된다면 KT의 인터넷TV 가입자 증가가 크게 둔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굳이 스카이라이프를 개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 합병 이슈가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