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남북 철도 연결은 북한의 부대 배치 문제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바라봤다.
태영호 전 공사는 14일 펴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북한과 철도 연결이 “공허한 선언”이라며 “떠먹여 줘도 못 먹는 북한체제의 한계 때문에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동해안 방어부대 이전 문제가 철도 건설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동해안 방어부대 대부분이 철도를 따라 배치돼 있다”며 “북한 군부는 6.25전쟁에서 전세가 역전된 원인을 인천상륙작전 때문이라고 보고 수십 년에 걸쳐 방대한 해안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 종단철도가 건설돼 철도 현대화가 진행되면 대대적 부대 이전이 불가피하고 해안 방어선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며 “북한 군부가 부대 이전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건설 때도 군부가 새 주둔지를 마련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으며 6.15 공동선언 이후 김정일이 동해선 철도 현대화를 추진했으나 군부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고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이런 사정을 모르는 한국과 러시아가 아직도 한반도 종단철도 창설에 기대가 크다”며 “물론 한국이나 러시아가 북한 동해안에 무수히 산재한 부대 이전 비용을 부담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성격이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으로 돈을 번 데다 개성 시민 통제와 관리가 쉬워졌다며 개성공단 같은 곳을 14개 더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