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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3 흥행 돌풍, 공정위가 스크린 독과점 규제 꺼내들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05-04 14: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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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인피니티 워'(어벤져스3)의 흥행 돌풍이 무섭다. 개봉 8일 만인 2일 6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역대 가장 빠른 속도다.

천만 관객 돌파를 넘어 역대 최고 흥행 기록도 달성할 수 있다.

이런 흥행몰이 뒤에는 스크린 독과점이 자리잡고 있다. 어벤져스3는 스크린 수 2553개, 스크린 점유율 49.8%, 상영 점유율 77.4% 등 스크린 독과점 관련 지표들을 모두 갈아치웠다. 
 
어벤져스3 흥행 돌풍, 공정위가 스크린 독과점 규제 꺼내들까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영화상영시장은 CJ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장악하고 있는데 대기업 계열사에서 배급과 상영을 같이 하면서 발생하는 스크린 독과점을 방치해서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017년 취임하기 전에 영화산업을 이동통신과 함께 독과점 해소가 시급한 분야로 꼽았다. 하지만 아직 스크린 독과점을 해소하려는 구체적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화산업의 독과점 해소에 나서기 위한 여건은 무르익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4월27일 시장구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영화관 운영업이 2015년 기준으로 새로 독과점산업에 포함됐다. 

시장구조 조사 결과는 공정위의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 마련과 사건처리 등에 활용된다. 공정위가 앞으로 영화상영 분야에서 감시활동을 확대하고 경쟁 촉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을 추진하면서 기업분할과 계열분리 등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명령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경쟁제한 행위를 규제하는 데 그치고 있으나 시장구조 개선명령제를 도입하면 근본적으로 구조적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만약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시장구조 개선명령제가 포함되면 영화산업에서 제작과 배급, 상영부분을 강제로 분할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과거 미국에서 법원이 파라마운트의 스튜디오 수직통합구조가 독과점을 형성한다고 보고 상영사업을 분리하도록 판결한 사례가 있었다.

공정위는 이미 영화산업의 독과점 구조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4월24일 멀티플렉스 3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했다.

멀티플렉스 3사가 4월 영화 관람료를 1천 원씩 나란히 인상한 점을 놓고 참여연대가 공정위에 담합 혐의가 있다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현장조사는 참여연대가 신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담합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은 영화산업을 향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공정위 차원에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본격적으로 건드리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에서 느끼는 독과점 정도와 공정위의 조사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산업정책연구팀이 2월 발표한 2017년 한국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영화상영시장의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3591~3732 사이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특정시장에서 모든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제곱해서 더한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시장 집중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공정위가 시장구조 조사 결과에서 발표한 영화관 운영업의 HHI는 2015년 기준 2431로 영진위 분석과 차이가 난다. 이뿐 아니라 공정위가 기업결합심사 등에서 독과점이 심한 시장의 기준으로 삼는 2500에도 근소하게 미치지 못한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상위 3개 기업의 시장 점유율 합계(CR3)도 영진위 보고서는 96~97%로 분석했으나 공정위는 75.7%로 낮게 바라봤다. 공정위가 지목한 서비스업 독과점산업 33개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어벤져스3 흥행 돌풍, 공정위가 스크린 독과점 규제 꺼내들까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정위보다 정치권이 먼저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소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4월29일 한국 국회의원들이 어벤져스3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크린 독점과 관련한 법적, 제도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3월 대기업 직영상영관에서 특정영화 상영비율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외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철수 전 의원 등이 발의한 영화 배급과 상영의 경업을 금지하는 법안 등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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