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해외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법인 설립을 돌파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브라질에서 3월부터 시작한 167억 원 규모의 출자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출자가 끝나면 브라질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한다.
2015년 브라질에서 법인설립을 승인받은 지 3년 만에 브라질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2018년 안으로 브라질 중앙은행 실사를 거쳐 영업허가까지 받아 2019년 초부터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2015년부터 브라질과 인도에 관심을 두고 신차 할부금융사업을 확장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정 부회장은 2017년 1월 “브라질에서 산탄데르은행과 합자법인을 만들고 인도에서는 현지법인을 독자적으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2월 브라질에서 스페인 산탄데르은행과 절반씩 출자하기로 의결하면서 브라질 법인설립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브라질 자동차시장 전망도 좋아 현대캐피탈은 브라질에서 법인을 설립한 뒤 현대자동차 신차 할부금융영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자동차시장 전망’에 따르면 2018년 브라질 신차시장은 2017년보다 판매량이 7.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8년 현대자동차는 브라질에서 차량 20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26일 전망했다. 2017년보다 9.9%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최근 해외사업으로 힘을 쏟고 있는 인도와 유럽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브라질에서 사업을 키우는 일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신차시장도 브라질과 비슷하게 8.7%의 판매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현대캐피탈의 인도법인 설립 진행상황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 정부가 2016년 말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2017년 7월 통합간접세까지 도입하자 인도 경제는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고 이 영향으로 현대캐피탈은 2016년부터 인도에 법인설립을 추진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이 가장 최근 만든 해외법인 현대캐피탈뱅크유럽도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은 2017년 순손실 280억1400만 원을 봤다. 2016년보다 적자폭은 47억2600만 원 줄어들었다.
현대캐피탈은 비유럽국가 금융회사 가운데 최초로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은행설립인가를 받아 독일에 현대캐피탈뱅크유럽을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 유럽 신차시장 판매량이 2017년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