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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SNS에서 정보가 새 나간다

임주연 기자 june@businesspost.co.kr 2018-04-22 0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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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커밍아웃하지 않아도 내가 게이인 것을 아는 자.’ 최근 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 능력을 표현한 말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100가지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만약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여러 개 기업에서 동일하게 사용됐다면 유출되는 개인정보의 양은 더욱 불어나게 된다.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SNS에서 정보가 새 나간다
▲ 티몬은 네이버와 페이스북, 카카오톡을 통한 로그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22일 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에 입력된 이용자 정보는 이용자 본인 및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과 댓글, 마지막 위치, 삭제한 친구, 채팅, 관심있는 성별 등 70개 이상의 항목을 망라한다.

페이스북이 지닌 개인정보들을 종합하면 한 개인이 어떤 성향을 지녔고 종교관이 어떠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개인정보 수집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최근 87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페이스북 아이디로 다른 웹사이트에 로그인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셜로그인’ 기능 때문이었다. 

SNS기업들이 소셜로그인 기능을 도입한 이유는 IT생태계에서 사용자의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비롯해 1만5천 곳 이상에 소셜로그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사용자들은 한 가지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가입 때 남긴 개인정보들을 소셜로그인으로 연결된 모든 서비스업체에 제공해주는 셈이 된다.  

정보가 흘러가는 경로를 살펴보면 페이스북 이용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로그인하면 서비스 사이트에 ‘액세스 토큰(접근 토큰)’이 생성된다. 액세스 토큰은 계정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맡는 것으로 서비스 운영자는 이를 통해 정보들을 페이스북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다. 

다만 사용자는 서비스로 넘어가는 로그인 페이지에서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선택하는 화면을 마주한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어떤 정보를 허가해 줄지 고려하지 않고 ‘다음’ 버튼을 누르곤 한다. 

소셜로그인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염려는 국적을 막론하고 모든 SNS업체들이 안고있는 고민이다. 

특히 카카오와 네이버는 소셜로그인 기능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다. 사용자 편의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카카오는 8천 곳 이상, 네이버는 1만5천 곳 이상의 서비스에 소셜로그인을 제공해 개인정보 유출 염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카카오와 네이버가 페이스북만큼 다량의 정보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넘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일 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능이 아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사용자 동의를 받은 뒤 서비스 운영자에게 프로필 사진이나 닉네임, 카카오스토리 글 작성 등에 접근할 권한을 준다. 네이버는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 기능을 통해 서비스 운영자에게 이름과 이메일, 별명, 생일, 성별, 연령대 등 정보를 넘길지 묻는다. 

한국은 데이터 취급에 관해 다른 국가들보다 엄격한 요건을 부여하는 편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 연합체 BSA에 따르면 한국은 데이터 보호분야에서 1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IT산업 준비도와 광대역 배치부문에서 3위에 오른 점을 감안해 보면 개선을 요구할 여지는 있는 셈이다. 

빅토리아 에스피넬 BSA 회장은 18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사이버 보안은 지나치게 규범적이고 경직된 체제로 개선돼야 한다"며 "개인정보가 적절하게, 충분하게 보호되고 있음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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