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의 처지가 곤궁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총수가 뭇매를 맞는 한편으로 금융당국의 사정 칼날까지 감내해야 형편으로 몰리고 있다.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는 느낌조차 들게 한다. 그 속사정은 무엇일까?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국내 금융 시장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금융사로 꼽힌다. 4대 금융지주의 총수들의 경우 그들이 지닌 영향력 덕분에 ‘금융 4대 천왕’이라는 별칭마저 생길 정도다.
◆ 4대 천왕 줄줄이 낙마 후 고강도 조사받아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 브레인으로 주목받았던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 한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하며 옷을 벗은 게 시작이었다. 곧이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등 이른바 ‘4대 천왕’이 줄줄이 자리를 내놨다. 금융업계에 불어닥친 새 정부의 ‘이명박맨’ 정리 작업이 줄을 이었다.

▲ 금융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융 4대천황도 정권 앞에서는 힘이 빠진다
재임 기간을 따지면 어윤대 KB금융 전 회장은 2010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은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팔성 우리금융 전 회장은 2008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라응찬 신한금융 전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 10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원회 시절을 비롯해 초기만 해도 이명박 정부 취임 초기 주요 공공기관장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가 싶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후임 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당선 직후만 해도 전임 정부의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각 공공기관에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 달라”고 발언하며 전 정권과 관련된 사람들을 걸러내는 작업을 강도높게 추진해나갔다.
이렇게 자리를 떠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은 줄줄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른바 ‘MB맨’으로 불리며 금융당국조차 건드리지 못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때와는 180도 바뀐 형국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은 4000여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고가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명의로 구립한 4000여점의 미술품의 용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라응찬 전 회장도 현역 정치인 불법계좌 의혹이 불거지면서 특별 검사가 이뤄져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는 일단 종료됐으나 국민과 신한, 하나금융에 대한 별도 조사는 한창 진행되고 있다. 드러난 부분은 비자금 조성부터 불완전 판매, 불법 사찰까지 경영 면면이 개운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4대 금융지주 안팎은 좌불안석 그 자체다.
◆ 정부가 최대 주주...입맛에 따라 낙하산
2012년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예금보험공사로 나타났다. 엄연히 민간기업이지만 ‘관치 금융’의 뒷말이 무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안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하나금융 지분 9.35%, KB금융 8.58%, 신한지주 7.28%를 각각 가지고 있어 최대주주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도 예금보험공사가 56.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뒤이어 5%의 지분을 행사하고 있다.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하에서 금융지주의 경영진 교체는 잦아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 2001년부터 지금까지 4대 금융지주를 거쳐간 총수는 42명에 달한다. 이들은 새로운 정부 출범 1년 전후에 대부분 교체됐다. 이들의 평균 임기는 2.5년에 불과해 미국의 상위 10대 은행 총수의 평균 임기 6.7년, 국내 진출 외국계 은행의 총수 평균 임기인 4.6년에 비해 턱없이 짧은 실정이다.
KB금융의 한 간부는 “정부가 경제정책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측면이 커진 탓에 금융지주의 인사에 힘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이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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