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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은 소병해와 다른 길을 걸을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3-16 21: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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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성은 소병해와 다른 길을 걸을까  
▲ 최지성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실무를 맡긴 2인자다.

삼성에 항상 2인자가 있었다. 1959년 회장 비서실이 탄생한 이후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든 회장을 보좌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었고 그곳의 수장은 '2인자'로 불리웠다. 그들은 모두 13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회장을 보필한 사람이 소병해 비서실장이다.

지금 삼성의 2인자로 미래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과 소병해 비서실장은 삼성의 전환기에 2인자로 일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소 실장은 이병철 회장한테서 이건희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조했다. 그러나 이건희 시대를 열고 불과 3년 만에 퇴진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의 역사에서 소 실장과 전혀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소 실장은 1978년 8월 이병철 삼성 회장 시절 비서실장이 된 뒤 12년 동안 재임했다. 소 실장은 삼성그룹 후계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을 모두 보좌했다.

소 실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성균관대 상학과를 나와 삼성에 입사한 뒤 재무와 관리분야에서 주로 일했다. 1978년 8월 36세의 젊은 나이에 비서실장이 됐다. 이병철 회장이 숨지고 이건희 회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은 뒤에도 비서실장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3년 뒤 1990년 12월 삼성생명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일선 퇴진이었다. 이후 삼성화재 고문을 맡다가 2005년 9월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최지성은 소병해와 다른 길을 걸을까  
▲ 소병해 비서실장
소 실장 당시 비서실은 15개 팀과 250여 명의 직원이 상근했다. 비서실은 그룹 인사를 비롯해 감사 기획전략 재무 홍보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혔다. 삼성에서 이름이 어떻게 바뀌든 2인자라고 불리는 힘의 원천은 소 실장 시절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이병철 회장의 전폭적 신뢰 때문에 가능했다. 숫자에 밝았던 이병철 회장처럼 소 실장도 재무 능력이 출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출신의 한 인사는 소 실장에 대해 “면도날 같은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소 실장은 추진력이 뛰어나고 기억력과 분석력이 탁월했던 것으로 기억하는 삼성 출신 인사들이 많다.

소 실장은 삼성 내부뿐 아니라 정치권의 정보도 열심히 수집했다. 그래서 소 실장 시절 비서실은 ‘삼성 중앙정보부’라 불릴 정도로 힘이 세졌다.


이병철 회장이 1987년 11월 숨지고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뒤에도 소 실장은 3년 동안 더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소 실장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왔다. 이건희 회장도 “그룹 내 최고 공로자”라며 치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비서실을 놓고 “비서실은 조선 500년과 같다”며 “중앙집권적 조직의 폐해를 보여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 삼성 임원 출신 인사는 “소 실장이 이병철 회장 시절 이건희 회장의 뒷조사를 했다”면서 소 실장의 이건희 회장 견제가 둘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든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취임 초기 완전히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열사 사장들이 소 실장의 눈치를 먼저 살핀 점이 이 회장으로 하여금 소 실장을 물리치기로 결심한 원인이 됐다고도 한다. 결국 이 회장은 1990년 12월 소 실장을 삼성생명 부회장으로 임명해 사실상 권력의 중심에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은 측근을 동원해 소 실장의 개인적 비리를 밝혀내고 소 실장 자택에 사람을 보내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자료를 모두 회수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는 되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승계의 전환기에 최 부회장이 소병해 실장처럼 2인자의 자리에 앉은 것은 불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차이도 많다. 소 실장은 이병철 회장에 의해 2인자로 발탁돼 이병철 회장의 비호 아래 2인자로 힘을 키워나가다 이병철 회장 사후 경영권을 승계한 이건희 회장을 1인자로 맞이했다. 자연히 소 실장과 이건희 회장의 관계는 불편했을 것이다. 권력투쟁적 양상을 띌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반면 최지성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에 의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진행하도록 책임이 부여된 2인자다. 최지성 부회장의 주된 소임 가운데 하나가 안정적으로 이재용 시대를 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최 부회장과 권력투쟁을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최지성은 소병해와 다른 길을 걸을까  
▲ 최지성 부회장
더욱이 이 부회장과 최 부회장의 관계는 상당히 돈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는 최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이 된 뒤 “최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으로 삼성그룹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위치에 올라섰다”며 “이 부회장이 그룹 전반에 대한 상황을 알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이 그동안 오너 일가의 재무관리에서 자유로운 점도 소 실장과 차이점이다. 최 부회장이 이 부회장의 ‘가정교사’라고 불릴 정도로 이 부회장의 경영수업과 관련해 역할을 했다는 점은 최 부회장이 이재용 시대를 맞더라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자체의 업무가 이재용 시대를 열기 위해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최 부회장이 부담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 부회장은 평소 준법경영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이재용 시대를 펼치기 위해 지분정리 및 세금문제 등에서 편법을 동원할 경우 양날의 칼처럼 최지성 부회장에게도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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