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횡포 여파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편을 구매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대한항공 직원들에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뒤로 갑횡포 논란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이지혜씨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제 대한항공과 작별해야 할 것 같다”며 “아시아나항공으로 갈아타야겠다”고 말해 네티즌들의 열띤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회사이름에 ‘대한’이나 ‘Korean’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참여자 수는 6만7천 명을 넘어섰다.
청원자는 “‘대한’, ‘Korea’ 등 단어나 태극문양 등은 국가 브랜드”라며 “개인 기업 때문에 국가 이미지에 타격이 심각한 만큼 행정조치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조 전무의 갑횡포 여파로 대한항공 브랜드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여객 수를 늘리는 데 유리한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대한항공 불매운동이 지속되면 대한항공 국제선 여객 수요를 일정 정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 대한항공의 해외 취항지 103곳 가운데 53곳에 취항하고 있거나 올해 안에 취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 오키나와 등 일본 주요 노선에서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항저우, 황산 등 중국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주력 노선인 미주 노선 가운데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샌프란시스코,시애틀, 시카고, 하와이 등 노선 6곳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다니지 않는 일본 센다이나 중국의 충칭, 러시아의 사할린 등 지역 11곳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으며 5월부터 베네치아 노선을 단독으로 운영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부터 장거리노선을 지속적으로 늘려 대한항공가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에서 운항하는 노선에 지속적으로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2월 초 아시아나항공 창립30주년 행사에서 “앞으로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장거리 노선에 도전할 것”이라며 “장거리 노선에서 복수민항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말 땅콩회항 사건 당시에도 대한항공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봤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국제선 여객 수송이 2014년보다 5.2% 늘었고 2015년 국제선 탑승률이 2014년보다 2.1%포인트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불매운동에 반사이익을 보는 데 제한적일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국제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을 탈 수 밖에 없는 승객들이 많다는 것이다. 독점 노선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들이 운영하지 않는 국제선 39개를 운영하고 있다. 미주 7곳과 유럽 6곳, 러시아 3곳, 일본 3곳, 중국 8곳, 동남아시아와 인도 6곳, 대양주 3곳, 중동지역 3곳 등 지역에서 국적 항공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대한항공에 쌓아둔 마일리지가 많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대한항공 대신 아시아나항공을 선택하는 데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마일리지 부채 규모가 2조600억 원에 이르는데 아시아나항공보다 175% 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수요 이탈에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되진 않는다”며 “2015년 복합적 요인으로 국제선 실적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