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4-13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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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폐암 치료제 신약 ‘올리타’의 개발과 판매를 중단한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임상2상을 통과하고 현재 국내에서만 조건부 판매(품목)허가를 받았는데 기술수출에 성공했다가 이후 계약이 취소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 우종수(왼쪽), 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
한미약품은 내성표적 폐암 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 절차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2015년 7월 독일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던 폐암 신약이다. 그러나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계약을 취소하고 한미약품에 판권을 반환했다. 2015년 11월 중국 자이랩에도 기술수출했지만 이 역시 올해 3월 취소됐다.
올리타는 현재 임상2상을 마치고 2016년 국내에서만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의 비가역적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마친 의약품의 출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유로 3가지를 들었다.
우선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글로벌 개발 속도가 늦어지게 됐고 최근 중국지역 파트너사였던 자이랩의 권리 반환으로 이 약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임상3상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또 올리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인 타그리소가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적용도 되면서 올리타의 임상3상 진행이 더욱 어렵게 됐다.
한미약품은 이 모든 사유를 감내하고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결국 혁신신약으로서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 한미약품은 현재 진행중인 다른 혁신신약 후보물질 20여개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더라도 기존에 이를 복용해온 환자 및 임상 참여자들에게는 올리타를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불굴의 의지로 올리타를 개발하려 했으나 개발에 투입될 연구개발비용 대비 신약 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할 것이 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며 “열정적으로 올리타 개발에 참여해 주신 많은 연구자들과 열린 마음으로 임상에 참여해 주셨던 환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올리타를 복용 중인 환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회사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