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노사가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극적 합의를 이뤄낼까?
STX조선해양은 9일 자정까지 인력 구조조정 등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안과 이와 관련한 노사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체 인력의 40%, 생산직 인력의 75%를 내보내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STX조선해양은 당초 이날 5시까지 이런 내용을 담은 방안을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사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제출시간 목표를 자정으로 미룬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노사확약서 제출 가능성은 미지수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노사 실무진이 인력 감원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사확약서 제출 시한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노사가 이날까지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STX조선해양 본사에 채권단이 가서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며 “정부가 한국GM, 금호타이어 문제를 원칙대로 풀어간 만큼 STX조선해양도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발언에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STX조선해양을 놓고 “시간을 너무 끌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자정까지 아직 시간은 있다. STX조선해양 노사가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극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 노사 모두 청산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진행한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더 높다.
STX조선해양은 8일 입장자료를 내고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며 “기존에 수주했던 선박 건조계약이 해지되고 수주활동도 중단되는데 이렇게 되면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전국금속노조가 3월14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부 구조조정 정책 폐기, 성동조선해양·STX조선해양 정상화 촉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
전국금속노조 STX조선해양지회는 노사확약서와 관련해 이날 공식의견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전국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STX조선해양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릴지 언급하지 않고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한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KDB산업은행은 9일까지 STX조선해양의 노사확약서를 받기로 했던 만큼 자정까지 상황을 두고 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