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락 기자 therock@businesspost.co.kr2018-04-05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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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환 필룩스 대표이사가 항암치료제시장 진출을 앞두고 암초를 만났다.
재무 전문가로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는데 뜻하지 않게 법정 다툼에 휘말렸다.
▲ 안원환 필룩스 대표이사.
필룩스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회사 바이럴진의 경영권을 인수하려고 하자 바이럴진의 주주인 알파홀딩스가 바이럴진의 대표와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지분을 팔지 못하도록 소송을 걸었다.
필룩스는 알파홀딩스의 지분 투자가 단순 투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예정대로 인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필룩스가 바이럴진 인수를 통해 바이오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 계획보다 늦춰질 수도 있다.
바이럴진은 감기바이러스의 일종인 아데노 바이러스를 활용한 대장암 면역항암제의 미국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필룩스는 바이럴진 지분을 각각 31.15%씩 들고 있는 코아젠투스의 자회사 2곳을 인수해 바이럴진의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런데 바이럴진의 지분 37.6%를 들고 있는 알파홀딩스가 바이럴진의 경영진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주식 매각금지 및 주식 반환청구 등 소송을 냈다.
알파홀딩스는 바이럴진의 경영진과 주주들이 자금을 횡령해 불법적으로 송금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바이럴진의 기업가치가 훼손돼 알파홀딩스의 지분도 영향을 받게 된 만큼 손해배상과 함께 지분 매각을 중지해 달라는 것이다.
바이럴진의 모회사 코아젠투스의 의장인 스캇 월드만 박사가 알파홀딩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필룩스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협력관계가 견고하다고 해명했지만 법정 다툼이 끝날 때까지 지분 인수가 미뤄질 수도 있다.
필룩스 관계자는 “알파홀딩스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코아젠투스와 서로 법률적으로 돕기로 했다”며 “가처분신청 등 바이럴진 인수가 늦춰질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선 코아젠투스와 자회사 인수, 바이럴진의 면역항암제 개발 등을 두고 협력하기 위해 미국 현지를 찾아 실사에 나섰다.
필룩스는 안 대표가 최근 미국 바이럴진으로 직접 찾아가 연구실 등 현장실사를 마쳤고 월드만 박사와 만나 곧 인수계약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월드만 박사의 해명자료도 이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회계사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3월2일 한종희 전 대표를 이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바이럴진의 인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지속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세워뒀다.
우선은 법률적으로 대응하면서 바이럴진 인수는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필룩스 관계자는 “코아젠투스의 자회사들이 들고 있는 지분은 의결권이 주당 10표지만 알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럴진의 주식은 의결권이 주당 한 표에 불과하다”며 “알파홀딩스의 지분 투자는 단순 투자에 불과해 바이럴진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파홀딩스의 지분 투자가 경영권 인수와 상관없는 단순 투자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필룩스의 인수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럴진 인수와 관련된 공은 이제 법원으로 넘어갔다.
바이럴진 인수부터 자금조달, 필룩스의 기업가치 높이기까지 안 대표가 가야 할 길이 멀다.
안 대표는 1977년 태어나 중앙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필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고 2018년 3월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대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