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사체제 전환을 재촉하고 있는 데다 최근 일감 몰아주기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4일 하림홀딩스를 제일홀딩스에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비율은 1대0.2564706이다. 합병기일은 7월1일이며 신주는 7월16일 상장된다.
하림그룹은
김홍국 회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을 키우는 과정에서 지배구조가 복잡해졌다.
중간지주사 하림홀딩스 위에 제일홀딩스가 있는 옥상옥 구조인데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해 두 회사의 합병이 반드시 필요했다.
지난해 8월 제일홀딩스가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하림홀딩스와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반 년 넘게 합병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상장 이후 제일홀딩스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합병이 지연될 것으로 업계는 봤다. 제일홀딩스의 주가가 낮을수록 합병 이후
김홍국 회장 장남 김준영씨의 지배력이 약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홍국 회장이 ‘깜짝 합병’을 결정한 배경에
김상조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림그룹은 지난해부터 공정위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한 뒤 공정위 현장조사만 일곱 번이나 받았다.
공정위는 하림그룹의 편법 승계와 일감 몰아주기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지주사체제 전환과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취임 직후부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홍국 회장은 3월 하림식품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하림홀딩스가 제일홀딩스에 흡수합병되면 존속회사인 제일홀딩스 이름은 하림지주로 바뀐다.
하림그룹은 2011년 지주사를 출범한 뒤 제일홀딩스, 하림홀딩스, 옛 농수산홀딩스, 옛 선진지주 등 지주사 4개를 보유했는데 이번에 하림지주 하나만 남겨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를 통해 자회사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법인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하림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10.22% 오른 4205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제일홀딩스 주가는 1% 하락해 1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