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해운계열사 팬오션이 실적 견인
2022년 연결기준 하림지주는 매출 13조9392억 원, 영업이익 9487억 원을 내며 2021년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7.4% 늘었다.
하림그룹 계열사들 대부분 매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며 고공행진했지만 이익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2022년 높아진 국제 곡물가격과 물류비가 원인이다.
돈육전문기업인 선진과 사료기업 팜스코는 영업이익이 줄었다. 반면 해운기업 팬오션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뛰었다.
팬오션은 2022년 연결매출 6조4203억 원, 영업이익 7896억 원을 내 2021년보다 매출은 39.1%, 영업이익은 37.8% 증가했다.
글로벌 해상운임이 상승한 결과다. 곡물과 사료, 석탄, 철광석 등을 나르는 벌크선 매출이 4조464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5.5% 늘었다. 팬오션이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곡물사업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2년 매출 7020억 원을 내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40.9% 늘었다.
△2021년 물류사업 약진하고 축산업 회복
하림그룹은 돈육과 육계 사업이 주축이나 수익은 유통과 해운 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하림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해운회사 팬오션은 2021년 연결매출 4조6161억 원, 영업이익 5729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54%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세가 수그러들면서 세계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에 나섰다. 늘어나는 산업수요에 따라 원자재 운반수요가 급증해 해운업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본업인 축산업 계열사 하림은 2021년 연결매출 1조1180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23.8%, 영업이익은 424.5% 늘었다. 2021년 육계 가격이 인상되고 전북 익산시 스마트팩토리 가동으로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 하림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그룹 계열사들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하림USA는 2021년 매출 2982억 원, 순손실 32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말 자본총계는 -35억 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인수합병을 통한 물류사업 외형성장 추진
하림그룹이 해운기업 HMM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2023년 7월 HMM 투자설명서를 하림그룹, 동원그룹, LX그룹, SM그룹 등에 보냈다.
삼성증권은 2023년 8월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인수가격은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그룹은 2023년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1조4891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모펀드(PE) JKL과 손잡고 HMM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국은 지난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해 성공을 거뒀다. 2022년 해운업계가 전체가 호황기를 보냈는데 팬오션은 매출 6조4203억 원을 내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2021년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해운사, 항공사를 함께 갖춤으로써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사를 거치면서 인수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서자 입찰을 포기했다.
이스타항공은 전북 군산에 기반을 둔 LCC 기업으로 전북의 유일한 향토항공사이기도 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여러 호남권 기업들이 관심을 표했다.
결국 충남 건설사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으나 경영정상화에 실패했다. 이후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됐으며 2023년 3월 운항을 재개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업계는 국내와 단거리 국제노선을 놓고 9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모기업 지원과 유상증자로 버틸 정도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여객시장이 멈추면서 경영난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나 2022년부터 일상이 회복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2023년부터 대부분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022년 3월 유튜브 '더 미식' 채널에 출현해 송훈 셰프에게 '더 미식 장인라면'을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직접 라면을 조리하고 있다. <더 미식 유튜브채널 갈무리> |
△식품 사업 프리미엄 전략 밀어붙여
하림그룹은 축산업을 넘어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즉석밥과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콘셉트를 수정해 재출시하는 방식으로 거듭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3월 출시한 '하림 순밥'은 그해를 넘기지 못하고 단종됐다. 2021년 10월 출시한 '더 미식 장인라면'은 2021년 12월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0.7%에 그쳤다.
그러나 하림그룹은 2022년 프리미엄을 강조한 '더 미식 밥'을 내놓으면서 재도전했으며, 더 미식 장인라면은 제품라인업을 짜장면과 육개장 칼국수 등으로 확대했다. 또 유명 영화배우를 홍보모델로 발탁하면서 마케팅에도 힘을 주고 있다.
부진의 원인을 놓고 식품업계는 가격에 민감한 라면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밀어붙인 점에 주목했다.
장인라면 편의점 출시가격은 2200원(2023년 2800원)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봉지라면의 가격이 1천 원 이하, 프리미엄라면도 2천 원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그러나 하림은 라면의 인스턴트 이미지를 깨고 셰프가 만든 요리 수준의 라면을 선보인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실제로 기름에 튀긴 유탕면 대신 제트노즐 공법을 적용한 건면을 사용했으며 실제 육류와 야채를 끓여 농축한 액상스프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2018년 CJ제일제당 출신인 윤석춘 대표를 영입해 라면 사업을 맡겼다. 2020년 7월 '순라면', 11월 '친라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2021년 4월에는 하림산업이 NS홈쇼핑과 10억 원 규모의 라면류 상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22년 라면 매출 7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출시 이후 3개월까지 1% 점유율을 넘지 못했다. 결국 윤석춘 대표가 2021년 12월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림은 '더 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김홍국이 직접 장인라면에 이어 프리미엄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림은 2022년 5월 백미밥과 귀리쌀밥, 현미밥, 흑미밥, 오곡밥 등 11종의 '더 미식 밥'을 출시하면서 즉석밥 2.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출시 당시 편의점 가격은 210g 제품 기준 2300원으로 CJ제일제당 햇반(1850원)이나 오뚜기 백미밥(1380원)보다 높았다.
△미국 델라웨어 투자로 미국 정계와 인연 쌓아
김홍국은 2010년대 미국 현지 투자를 시작했으며 현지 정치인들과도 인연을 쌓아왔다.
김홍국은 2022년 5월21일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환영만찬이 열렸을 때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앞서 김홍국은 지난 2011년 세계 19위 닭고기 회사 엘런패밀리푸드를 1억천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1380억 원)에 인수했다.
김홍국은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축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미국 법인은 2021년 말까지 786억 원의 누적적자를 쌓으며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다만 이 투자로 김홍국은 미국 정치권과 인연을 맺게 됐다.
델라웨어주는 미국 민주당의 텃밭이다. 민주당 정치인들에게는 델라웨어의 향토기업과 일자리를 보전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투자 당시 잭 마켈 델라웨어 주지사가 김홍국을 극진히 대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델라웨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09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당의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의 추천을 받아들여 2021년 1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자신의 취임식에 김홍국을 초청했다.
취임식이 온라인으로 전환돼 당시에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으나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함에 따라 만남이 성사됐다.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022년 5월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하림 The미식 밥' 11종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앞서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고향인 전북 익산 발전에 관심
김홍국은 고향인 익산과 전라북도 발전에 관심이 많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2년 6월29일 전북 익산 하림 본사를 방문해 김홍국과 지역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하림은 지역 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 본사를 전북 익산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전북지역에 17개 개열사 55개 사업장을 두고 전북도와 익산시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익산시는 하림그룹을 업고 익산을 대한민국의 식품산업 수도로 만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KTX 익산역에서 하림지주로 이어지는 1.9km 거리를 '하림로'로 지정했다.
김홍국은 2020년 6월5일 하림로 개설 기념식에 참석해 “고향인 익산에서 사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익산시에서 명예도로까지 지어주어 정말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며 “시민들이 하림이라는 이름에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바른 기업, 윤리적인 기업으로 더욱 성장·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림은 2019년 3월 본사를 기존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서 전라북도 익산에 마련한 새 사옥으로 이전했다.
하림의 익산 사옥은 익산시 마동에 지하 3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6031㎡ 규모로 건축됐다. 여기에는 하림의 사육부문과 하림산업, HS푸드 등이 자리를 잡았다.
김홍국은 본사를 옮긴 뒤 전라북도 익산에 ‘하림 푸드 트라이앵글’을 완성해 1500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림 푸드 트라이앵글은 익산에 하림 공장과 하림종합식품단지, 식품가공 플랜트를 세워 3곳을 축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하림은 익산시가 추진하는 ‘익산형 일자리’ 사업에도 동참한다. 익산시도 정부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에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익산형 일자리는 전국 최초로 농업식품 중심의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익산시는 이를 통해 630명분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익산시의 농산물을 전국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구축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과 지역 농가가 윈윈할 수 있는 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들어 익산시가 추진하는 익산형일자리 사업이 지방주도형 사업에 선정됐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하림푸드와 하림산업이 2025년까지 3915억 원을 투자해 645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에 도시형 첨단 물류센터 조성 추진
김홍국은 수도권에서 2시간 안에 신선식품 배달이 가능하게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식품물류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용적률 등을 둘러싸고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갈등을 빚으며 사업이 지연됐으나 2021년 감사원이 하림의 손을 들어주어 사업 재추진 발판이 마련됐다.
2023년 하림그룹은 49층 1340세대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건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함께 물류와 업무, 문화, 교육, 연구, 숙박 시설이 함께있는 스마트시티를 만들기로 했다. 지하 1~8층에는 물류시설이, 지상 1~6층은 판매시설이 들어서는 식이다. 총 사업비는 6조4천억 원이며 준공목표는 2029년이다.
앞서 하림그룹은 2016년 4월28일 자회사인 엔에스쇼핑과 손자회사 엔바이콘을 통해 2만7천여 평에 이르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를 4545억 원에 인수했다.
하림그룹은 독일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라츠(Potsdamer Platz)를 벤치마킹해 이 부지에 도시형 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츠다머 플라츠는 지하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도시 물류시설이다. 물류시설과 화물차량 동선을 지하화하고 지상공간은 상업 및 주거, 문화 복합지구로 꾸몄다. 새로운 도시공간을 조성돼 독일의 신도시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파이시티 부지는 경부고속도로 초입에 자리해 서울 강남권 물류기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인근에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와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 이마트가 있다.
김홍국은 "양재동 부지에 최첨단 선진형 물류유통 기지와 도심형 연구개발센터를 조성할 것”이라며 “전북 익산에 식품가공 단지를 조성해 생산과 물류, 판매의 식품사슬을 완성하면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차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와 충돌했다. 서울시는 이미 교통혼잡을 겪고 있는 양재동에 대규모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교통혼잡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이유를 들어 용적률을 400% 이하로만 허용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림그룹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첨단 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됐으니 용적률 800% 이하가 적용돼야 한다며 맞섰으며 2021년 3월 서울시가 고의적으로 물류단지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하림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감사원은 서울시에 “도시첨단 물류단지 조성 인허가 업무를 처리할 때 부서 간 사전조율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법적 근거를 갖춰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하림푸드콤플렉스 완공해 종합 식품회사로 도약할 발판 마련
하림은 가정간편식(HMR) 제품군 확대를 위해 모두 5200억 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하림푸드콤플렉스'를 마련했다.
하림푸드콤플렉스는 12만709㎡(3만6500평)의 부지에 식품 가공공장 3곳과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을 갖춘 종합 식품단지로 2020년 말 완공됐다. 라면과 가정간편식, 소스,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한다.
앞서 하림은 2018년 2월27일 전라북도 익산시 함열읍 다송리 익산 제4산업단지에서 하림푸드콤플렉스 기공식을 열었다.
김홍국은 기공식에서 "식품 밸류체인을 철저히 관리해 신선한 식품을 그대로 소비자 식탁에 올리는 데 힘을 쏟겠다"며 "고령화와 1~2인 가구의 급증에 발맞춰 더욱 신선하고 안전하며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식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하림푸드콤플렉스 설립을 통해 축산육류 전문회사에서 종합 식품회사로 탈바꿈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푸드콤플렉스가 본격 가동하면 일자리 700개가 생겨난다"며 "협력업체와 식품소재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하림푸드콤플렉스에서 가정간편식 사업을 키워 축산업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정간편식 분야는 1~2인 가정의 증가와 식료품 소비행태의 변화로 식품산업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내놓은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8년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3조2164억 원으로 2017년보다 17.3% 커졌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져 2022년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오뚜기 등 대형 식품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가금이력제 선제적 도입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1월부터 지속가능한 가금산업 발전과 소비자 신뢰 획득을 위해 세계 최초로 '가금이력제'의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하림은 가금이력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가금이력제는 닭, 오리, 계란의 유통과 판매 등 모든 단계별 정보를 기록해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한 회수와 유통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소비자가 제품 포장지에 표시된 이력번호 12자리를 축산물이력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생산자, 도축업자, 포장판매자 및 축산물 등급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하림은 2011년부터 자체적인 이력제를 도입했고, 2018년부터 가금이력제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김홍국은 가금이력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관련 설비 설치, 공장 재단장, 안심먹거리 시스템 마련 등을 추진했다.
△경영 효율성 높이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김홍국은 하림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계열사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계열사 지분 정리 작업을 진행했다. 2022년 말 중간주지사를 해소함으로써 지배구조 개편을 일단락지었다.
2022년 3월 홈쇼핑 자회사 엔에스쇼핑을 상장폐지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10월에는 이 자회사를 투자회사 엔에스지주와 사업회사 엔에스쇼핑으로 분할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엔에스지주와 하림지주가 합병해 기존 엔에스쇼핑 자회사들을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엔에스쇼핑 자회사로는 하림산업과 엔바이콘, 엔디, 글라이드, NS홈쇼핑미디어센터 등이 있었다.
하림산업은 기업 매출 규모는 적지만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와 같은 굵직한 사업을 맡았기 때문에 그룹 내 중요도는 높다.
그동안 하림산업은 중간지주사격인 엔에스쇼핑 자회사였기에 하림지주가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을 맡은 하림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기 어려웠다. 이제 하림지주가 하림산업을 직접 거느리게 돼 하림산업 투자가 더 수월해졌다.
앞서 하림지주는 2019년 보유하고 있던 '한사랑' 지분 27.9%를 84억 원에 매각하고 하림이 보유하고 있던 미국 계열사 하림USA 지분 28.3%를 220억 원에 인수했다.
또 하림산업을 하림식품에, 그린바이텍을 하림에 각각 흡수합병시키는 등 얽혀 있던 계열사 지분을 정리했다. 업종이 유사한 계열사들도 통합했다.
하림지주는 2018년 자회사였던 ‘선진비나’와 ‘선진팜스코’를 선진에 매각해 손자회사로 바꿨다. 선진비나와 선진팜스코는 베트남에서 사료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오른쪽)이 2019년 8월20일 전북 익산 하림 익산공장에서 열린 식품산업 활성화 기업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림지주로 지주사 체제 전환
김홍국은 2018년 7월 하림그룹을 하림지주 단일 지주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농식품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림그룹은 2018년 4월 최상위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에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시킴으로써 지주사 체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합병 뒤 존속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이름은 하림지주로 변경했다.
하림그룹은 2011년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 아래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와 농수산홀딩스, 선진지주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로 출범했다.
그 뒤 2012년 제일홀딩스가 농수산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하림홀딩스가 선진지주를 흡수합병했다.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2017년 제일홀딩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제일홀딩스는 코스닥시장 상장 첫날인 2017년 6월30일 시초가보다 2.14%(400원) 오른 1만905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인 2만700원보다 9.9% 낮은 1만8650원으로 결정됐다.
주가는 장중 한때 2만1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공모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제일홀딩스 주식 거래대금은 1175억 원이었고, 시가총액은 1조3472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12위에 올랐다.
이후 2018년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하림지주로 이름을 바꾸면서 단일 지주사 체제가 완성됐다.
이와 함께 김홍국이 아들 김준영(1992년생)씨에게 하림지주의 ‘옥상옥’ 회사인 올품의 지분 100%를 넘기면서 그룹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현장조사와 하림식품 대표이사 사퇴
김홍국이 하림식품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하림식품은 2018년 2월27일자로 김홍국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고 3월12일 밝혔다.
김홍국의 사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담합 의혹 등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벌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하림그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무려 7번에 걸쳐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만 3번이었다.
하림그룹은 2017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김홍국이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편법증여와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엔바이콘(N-Bicorn) 판교점 열고 외식사업 진출
하림그룹 계열사 엔에스쇼핑은 2017년 3월 외식 브랜드 ‘엔바이콘(N-Bicorn)’의 판교점을 열고 외식 사업에 진출했으나 성과가 부진했다.
엔바이콘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30억 원 이상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2021년까지 모회사 엔에스쇼핑이 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입해 적자를 보전해줬다.
엔바이콘은 하림의 자연 식재료를 활용하는 외식 브랜드다. 보나파르트, 왕스덕, 비스트로 바이콘, 순우가, 혼키라멘 등 하림의 자체 브랜드 12개로 구성돼 있다. 2017년 3월15일 정식으로 점포 문을 열었다.
김홍국은 2017년 3월16일 경기도 판교 엔에스쇼핑 별관에서 열린 ‘나폴레옹갤러리’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엔바이콘은 하림의 푸드랩(식품연구소)”이라며 “소비자의 생각과 반응을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소통의 장”이라고 말했다.
엔바이콘의 ‘엔(N)’은 엔에스(NS)쇼핑의 머릿글자이자 외식 콘셉트 네이처스 센세이션(Nature’s Sensation)을 뜻한다. 바이콘은 나폴레옹 1세의 이각모자를 가리킨다.
△인도네시아 종계 시장 진출
하림그룹 계열사 팜스코는 2017년 10월11일 인도네시아 축산회사 수자야그룹의 사료 및 종계 사업부문을 인수해 현지경영을 시작했다. 팜스코는 당시 운영자금을 포함해 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팜스코는 국내에 사료, 양돈, 식육, 가공, 유통 등의 일관 시스템을 갖춘 축산회사로 돈육 브랜드 ‘하이포크’를 생산하고 있다.
팜스코가 인수한 사료 공장은 인도네시아 수자야그룹이 2014년 완공한 사료 제조시설이다. 연간 50만 톤 규모의 사료를 생산한다.
하림그룹은 한국형 축산 계열화 시스템을 인도네시아에 조기 정착해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육류 단백질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팜스코는 월 1만5천 톤의 사료 생산 목표를 세웠고, 2020년까지 연간 사료 생산 30만 톤, 종계 사육 40만 수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천만 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 5%대 경제성장률로 아시아 신흥국 중 선두를 달리는 국가인 만큼 최근 육류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팜스코는 인도네시아 진출 1년 만인 2018년 11월 사료 판매량이 월 2만 톤에 이르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020년부터는 사료부문 매출원가를 절감해 영입이익률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팜스코는 2021년 연결매출 1조3229억 원, 영업이익 303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35.9% 줄었다.
하림그룹에 편입된 2008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460% 늘었다.
△팬오션 인수
김홍국은 "한국판 '카길'(세계 최대 곡물종합기업)이 되겠다"며 1조80억 원에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2015년 6월12일 팬오션에 대한 2·3차 관계인 집회에서 팬오션 법정관리인이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가결됐다고 밝혔다.
회생채권자 87%, 주주 61.6%가 변경 회생계획안에 찬성해 법정 인가요건을 충족했다.
하림그룹은 “변경 회생계획안에 동의해주신 채권단 및 주주들께 감사드린다”며 “회생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경영을 정상화시켜 팬오션이 과거의 명성과 영광을 조속히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또 해상운송 사업의 불황을 극복하고 중장기적으로 곡물유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채무변제가 가능해져 2015년 7월30일 법정관리에서 공식으로 벗어났다. 팬오션은 액화석유가스(LNG) 사업 및 친환경설비 투자를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팬오션은 2021년 연결매출 4조6161억 원, 영업이익 5729억 원을 냈다. 2020년보다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154% 늘어났다. 하림그룹에 합류한 첫해인 2015년의 매출 1조7606억 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162%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수그러들며 세계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에 나섰다. 늘어나는 산업수요에 따라 원자재 운반수요가 급증해 해운업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015년 6월21일 경기 성남시 판교 하림그룹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림을 대기업집단으로 키워
김홍국은 맨손으로 시작해 하림을 축산업 분야 최초의 자산 10조 원 규모 대기업집단으로 키웠다.
2016년 4월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65개 기업을 ‘상호출자⋅보증채무 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하림은 2015년 6월 자산총액 4조8천억 원 규모의 해운업체 팬오션을 인수함으로써 자산이 9조9천억 원으로 늘어나 재계 서열 38위에 오르며 대기업집단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10조 원으로 높이면서 일시 대기업집단 지정이 해제됐으나 2017년 재지정됐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 등 20개 법률에 따른 35개 규제를 새로 받는다. 계열회사 사이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보유 주식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며, 계열사 현황 등 각종 기업정보 공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김홍국은 11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팔아 번 돈으로 병아리 100마리를 구입하는 식으로 양계 사업에 입문했다. 고등학교 때 닭 5천 마리, 돼지 700마리를 길러 이미 전업 축산업자에 가까웠다.
1982년 닭값 폭락 파동이 일어나자 양계 사업을 접고 식품회사에 취직해 기회를 모색하다가 사육·가공·유통을 수직계열화하는 '삼장통합'이라는 아이디어를 들고 다시 사업에 뛰어들어 재기에 성공했다. 삼장통합은 삼장(농장·공장·시장)을 연결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경영 시스템을 말한다.
1986년 하림을 설립한 뒤 동물용 약품 제조·판매사인 올품, 가축사료 전문 기업인 천하제일사료, 가축약품 전문 기업인 한국썸벧, 농수산식품 전문 홈쇼핑 기업인 엔에스쇼핑, 양돈과 사료 부문 전문 기업인 선진과 팜스코, 오리 전문 기업인 주원산오리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1997년 하림을 코스닥에 상장하고 전북 익산에 축구장 8개 크기의 현대식 육가공 공장을 지었으나 외환위기가 오는 바람에 경영위기를 겪었다.
이때 해외로 눈을 돌렸고, 국내 기업 최초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2천만 달러를 투자받아 위기를 극복했다. 이 자금을 발판으로 사업을 확장해 그린바이텍과 천하제일사료를 인수하고 엔에스쇼핑을 설립했다.
2003년 공장이 화재로 전소됐다. 설상가상으로 조류독감도 유행했다.
김홍국은 당시에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남의 공장을 빌려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최대한 대출을 받아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다. 하림은 새 공장 건설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 입지가 더 튼튼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