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올레드TV사업에서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성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올레드TV를 제조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면서 패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레드TV시장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LG전자는 TV사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8일 “글로벌시장에서 현재 올레드TV패널 수요는 공급을 30%가량 초과하고 있다”며 “올해 2분기부터 올레드TV패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글로벌 TV회사들이 올레드TV 제조에 뛰어들면서 패널 수요가 늘어난 반면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올레드TV패널시장에서 여전히 독점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패널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까지 올레드TV 제조회사는 LG전자, 소니 등을 포함해 13곳이었는데 올해부터 중국 샤프와 하이센스도 올레드TV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이센스는 올해 3분기에 올레드TV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LG디스플레이가 2분기부터 하이센스에 올레드TV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올해 올레드TV사업에서 지난해만큼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LG전자는 평균판매가격이 높은 올레드TV 판매비중을 늘린 덕분에 지난해 TV사업에서 8.4%라는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올레드TV패널 가격이 높아진다면 수익성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패널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미리 확보해 둔 올레드TV패널 물량을 넘어서는 분량을 놓고서는 비싼 가격에 올레드TV패널을 구매해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 보급을 확대해 시장 규모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정책을 펼치고 있어 패널 가격 상승폭을 TV가격에 반영하기도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올해 모두 10개의 올레드TV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지난해 출시된 올레드TV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출하가격이 20%정도 낮아졌다.
올레드TV C시리즈의 55인치 제품 가격은 지난해 399만 원에서 올해 320만 원으로, 65인치 제품은 지난해 780만 원에서 560만 원으로 떨어졌다. 최상급 모델인 77인치 시그니처 올레드TV가격은 올해 24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하락했다.
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레드TV는 라인업이 촘촘히 구성돼있어 어느 한 모델의 가격을 낮추면 하위 모델도 줄줄이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출하가격을 쉽게 떨어뜨릴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결국 LG전자가 올레드TV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LG전자는 글로벌 TV회사들이 올레드TV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것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올레드TV시장 규모가 아직까지 작은 만큼 생산량이 더욱 늘어나 전체 TV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아야 비로소 기존 LCDTV와 맞상대를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패널 가격 상승 여부에 따라 LG전자가 TV사업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올레드TV시장규모가 커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