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두산중공업은 28일 정 부회장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회사 상황과 관련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두산중공업의 실적 부진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17년 만에 보통주에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주에만 1주당 1356원을 배당했다.
정 부회장은 “여러 사정으로 주주에게 배당을 못 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자리에서 주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려니 착잡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 경영을 이끈 지 10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2008년 6월부터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1년까지 두산중공업 신규 수주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2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두산중공업 신규 수주가 줄어들면서 2014년 다시 대표이사를 맡았다.
두산중공업은 끝내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정책’에 발목을 잡혀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부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을 일시 중단하면서 두산중공업이 원자로설비, 터빈발전기 등을 공사하지 못했다. 그 밖에 일부 발전사업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두산중공업 신규 수주도 5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두산중공업 신규 수주는 2016년 기준으로 9조 원 규모였다.
정 부회장은 두산그룹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두산중공업 고문으로 남는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김명우 관리부문장 사장과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김동수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그밖에 재무제표의 승인, 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