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BBC 파노라마의 한 장면 |
애플의 중국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아이폰6과 아이폰6플러스가 높은 인기를 얻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제품의 인기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늘어나는 공급량을 감당하기 위해 쉴 새없이 강도높은 노동에 시달리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국 BBC는 18일 BBC 파노라마라는 프로그램에서 애플의 중국 협력업체 공장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BBC는 노동자로 위장한 잠입취재를 통해 상하이 페가트론 공장의 아이폰6 생산라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화면에 담긴 중국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 중국인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던 애플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하이 페가트론 공장 중국 노동자들의 1교대 근무시간은 12시간 정도다. 공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격무에 시달린 노동자들은 졸음과 싸움을 이겨내며 일하고 있다.
잠입취재를 했던 기자는 애플의 컴퓨터부품 생산공장에서 근무했는데, 하루만 휴가를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그는 18일 연속 근무를 해야만 했다.
취재에 참여했던 또 다른 기자는 어떤 때는 교대근무시간이 16시간이나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번 기숙사에 도착하면 너무 힘들어서 움직일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심지어 배가 고파 죽겠는데도 일어나서 먹기도 싫고 누워있고만 싶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밤에 잠도 잘 못잤다”고 말했다.
애플의 협력업체인 폭스콘에서 2010년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지 못한 14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목숨을 끊은 뒤 애플은 공장 근무수칙을 발표하고 라인 일부를 상하이 페가트론 등으로 이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
|
|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
애플이 이렇게 대응한 뒤 근무환경은 개선될 줄 알았으나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이번 취재결과 드러났다.
BBC의 취재 내용을 보면 공장 안에서 여전히 근무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초과근무에 대한 선택권은 없었고 근무시간 외 회의에 참석해도 수당을 주지 않았다. 취재에 참여 했던 한 기자는 좁아터진 기숙사 방에 12명이 함께 지내야 했다고 폭로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기숙사 과밀 문제는 이미 해결했다”며 “협력업체에서 근무시간 외 회의참여에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도 소급적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페가트론은 “현재 BBC에서 지적한 부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