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대구은행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23일 대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근 여러 사안으로 지역사회와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구은행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
박 회장이 대구은행장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DGB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되는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박 회장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지주 회장은 새 은행장이 선출된 뒤 상반기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혐의와 채용비리 혐의 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데다 대구지역 여론이 악화된 점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2017년 8월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뒤 8개월여 만이다.
박 회장은 올해 2월21일 DG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대구은행 이사회 의장에서도 각각 물러났다.
박 회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판매소에서 수수료 5%를 공제하고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상품권 규모는 33억 원가량이고 박 회장 등이 조성한 비자금은 31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대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구지검은 금융감독원이 수사를 의뢰한 2016년 대구은행 신입직원 채용비리 3건 외에 2015년과 2017년에도 대구은행에서 비슷한 형태의 채용비리가 일어난 점을 확인하고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범위를 확대하면서 대구은행의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주요 경영진들도 소환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