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3-16 16: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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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주욱 KT텔레캅 대표이사가 보안업계 ‘만년 3위’에서 탈출을 꾀하고 있다.
엄 대표은 KT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보안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 엄주욱 KT텔레캅 대표이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KT와 SK텔레콤의 경쟁구도가 보안분야에서도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보안업계는 2017년 기준으로 에스원이 55%, ADT캡스가 23%, KT텔레캅이 1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4년 중소 보안회사 NSOK를 인수했지만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하지만 ADT캡스 인수에 성공하면 단숨에 2위로 오른다.
엄주욱 KT텔레캅 대표는 3위 탈출을 최대 목표로 세우고 있어 ADT캡스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 대표는 2018년을 KT텔레캅이 도약해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
2016년부터 KT텔레캅을 이끌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올해부터는 강화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재무구조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역량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사업을 적극 확대해야 할 때”라며 “그동안 축적해 놨던 KT텔레캅의 보안역량을 KT와 함께 공격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플랫폼 보안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물리보안은 사무실이나 매장 출입문에 보안 센서를 설치하고 이상 행위가 탐지되면 출동하는 서비스다. 사무실과 매장 안에 주장치라 불리는 하드웨어를 설치하고 여기에 각종 보안 센서가 연결돼 이상 행위를 감지한다.
하지만 플랫폼 기반의 보안서비스는 하드웨어 주장치를 없애고 이 기능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주장치에 유선으로 연결됐던 각종 보안 센서는 모두 무선으로 연결한다.
플랫폼 기반 보안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이다.
기존 하드웨어 주장치는 복잡한 배선, 장비 각각의 전원상태 등에 따라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주장치는 관제센터에서 고객의 통신상태, 센서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장애발생 요인을 사전에 발견하고 원격으로 즉각 조치할 수 있다.
KT텔레캅은 지난해 KT의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플랫폼 기반의 보안 서비스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올해 4월에는 일반 가정과 작은 사무실을 대상으로 한 사물인터넷 기반 보안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T텔레캅은 앞으로 KT와 협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5G가 상용화돼 모든 사물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면 물리보안과 사물인터넷을 연계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KT텔레캅은 현재 사물인터넷 망을 활용한 보안 서비스 연구개발(R&D) 가운데 80% 정도는 KT와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과 기존 보안회사의 물리적 기술을 융합하면 새로운 보안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KT텔레캅은 고착화된 보안업계의 점유율을 뒤집기 위해 KT가 보유한 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