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갤럭시S9'를 통해 직접 개발한 이미지센서 반도체의 기술 발전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이미지센서의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시장에 진출해 경쟁사인 일본 소니를 따라잡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6일 "이미지센서는 증강현실과 자율주행 등 새 산업분야에서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며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선두업체들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지센서는 시스템반도체의 한 종류로 카메라가 촬영해 받아들인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센서 성능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 품질에 큰 차이가 난다.
인공지능 스마트폰과 자율주행차 등 기기가 사물을 인식해 분석하고 동작하는 시대가 다가오며 업계에서 고성능 이미지센서의 기술 발전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지센서가 단순히 고품질 사진을 만들어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물인식 기능의 정확도를 높이고 자율주행차 안전성을 높이는 데 가장 핵심적 부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전 세계 고성능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이미지센서시장에서 소니는 46%의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는 19%로 2위를 차지하며 사실상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이전에는 스마트폰에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공급받아 탑재하는 일이 많았지만 최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직접 개발한 이미지센서를 적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16일 전 세계에 출시한 갤럭시S9 시리즈에 자체개발해 적용한 '슈퍼 스피드' 이미지센서 신제품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구조로 개발돼 슬로모션 등 새 카메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은 이미지센서 내부에 메모리반도체인 D램을 적용한 일체형 통합칩 형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지센서의 D램은 카메라 이미지를 스마트폰이 받아들이기 전에 임시로 저장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이를 통해 사진 한 장을 120분의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형태의 이미지센서를 소니보다 다소 늦게 내놓았지만 D램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성능 최적화와 기술 발전 가능성에 장점을 갖추고 있다.
어두운 환경에서 사진 품질을 높이는 저조도 이미지센서 기술도 이전작보다 더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새 이미지센서가 사진과 영상을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어둡거나 밝은 환경에서 모두 정확한 인식률을 확보해야 하는 자율주행차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트렌드는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기술 발전에 주력하는 명확한 목표는 결국 자동차 부품시장 진출"이라며 "보안과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기술력으로 소니의 주력 종목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라며 "외부업체로 공급이 본격화되면 점유율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기술 안내. |
삼성전자는 소니를 따라잡기 위해 이미지센서분야에 적극적 시설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컨퍼런스콜에서 D램 공장 일부를 이미지센서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는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가동이 시작되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일찍부터 자율주행차분야 진출을 이미지센서사업 목표로 점찍고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자동차용 카메라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데다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을 통해 전 세계에 넓은 고객사 기반도 확보하고 있어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하만을 통해 일부 완성차 고객사와 이미지센서와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