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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 우회상장 길 열려, 김재섭 셀트리온 성공방식 따라간다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3-15 15: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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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회사 에이프로젠이 거래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 논란과 관련해 사실상 면책을 처분받았다.

이를 통해 김재섭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에이프로젠의 코스피 우회상장이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프로젠 우회상장 길 열려, 김재섭 셀트리온 성공방식 따라간다
▲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

김 대표는 우회상장 이후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이라는 셀트리온의 성공방식을 따라가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로젠은 2016년 에이프로젠 코스닥 상장 추진 당시 불거졌던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잘못 없음’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고 가장 낮은 징계인 제5단계 ‘주의’ 조치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증권선물위의 회계처리 위반 징계는 고의가 아니면 총 5단계로 나뉘고 1단계부터 3단계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1단계는 증권발행제한 4개월과 지정감사 2년 조치가 취해지며 2단계는 증권발행제한 2개월과 지정감사 1년, 3단계는 증권발행제한 1개월과 지정감사 1년의 조치가 내려진다. 4단계는 경고, 5단계는 주의 조치로 4단계와 5단계는 경징계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에이프로젠은 2016년 5월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코스닥 상장을 준비했다.

에이프로젠의 회계감사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대성회계법인이 맡았고 안진회계법인이 2016년을 맡았다.

안진회계법인은 상장을 위해 제출해야 하는 2016년 1/4분기 감사보고서를 내며 당시 대성회계법인이 감리했던 에이프로젠의 2014년과 2015년 회계처리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적정’의견을 냈다.

에이프로젠은 이에 따라 상장절차를 진행했고 8월 초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상장 직전 갑자기 안진회계법인이 에이프로젠이 받은 바이오시밀러 기술료 수입을 매출로 보는데 문제가 있다며 ‘적정’의견을 철회했다.

에이프로젠은 결국 상장이 무산됐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으로 충북 오송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려고 했는데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에이프로젠은 당시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이 2조 원이었으며 코스닥 상장을 하면 3천억 원 이상의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안진회계법인의 갑작스러운 감사의견 철회를 놓고 시장과 투자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7년 초부터 에이프로젠 회계처리와 관련해 고강도의 집중감리를 실시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에이프로젠의 기술료 수익 인식을 중요한 과실로 판정하는 등 안진회계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여기에 개발비 기준을 잘못 적용했고 2014년 니찌이꼬제약에 판매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 매출의 회계적용도 문제가 있다는 점도 추가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집중감리 결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11월 열린 위탁감리위원회에서 에이프로젠이 징계2단계의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자 김재섭 대표가 직접 나서 금융위원회 등에 관련 증거 자료 등을 제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금융위와 증권선물위는 에이프로젠의 회계자료 등을 분석했고 그 결과 이번에 징계수위를 제2단계에서 제5단계로 대폭 낮춰주며 에이프로젠과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증권선물위는 “최종적으로 에이프로젠의 기술료 수익 인식에는 문제가 없으나 개발비와 2014년 제품매출 인식 등에서는 잘못이 인정된다고 본다”며 “최하위 징계조치인 제5단계 주의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는 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기술료 문제 해명에 집중하다 보니 개발비나 2014년 제품 매출 인식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하지 못해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며 “에이프로젠이 분식회계까지 했을 수 있다는 오명을 벗은 점에 만족하고 앞으로 회계 처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로젠 우회상장 길 열려, 김재섭 셀트리온 성공방식 따라간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증권선물위가 에이프로젠의 손을 들어주면서 김재섭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에이프로젠의 코스피 우회상장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대표는 개인회사인 지베이스를 통해 지난해 11월 코스피 상장사인 나라KIC를 인수했고 이를 에이프로젠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에이프로젠의 우회상장을 꾀하고 있다. 나라KIC의 회사이름도 에이프로젠KIC로 바꿨다.

에이프로젠이 회계처리와 관련해 이번에 사실상의 면책판정을 받으면서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과 합병에 있어 걸림돌이 해소됐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김 대표가 에이프로젠 우회상장에 성공한다면 셀트리온처럼 대규모 투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2008년 코스닥 상장사 오알켐을 인수한 뒤 셀트리온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했고 이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등으로부터 2010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5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에이프로젠도 우회상장 이후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프로젠은 충청북도 오송에 바이오시밀러를 연간 2천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9월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레미케이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제품 ‘GS071’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생산시설만 갖추면 일본 파트너사인 니찌이꼬제약에 바이오시밀러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시장 규모는 1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레미케이드 외에도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와 2종의 신약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깁재섭 대표는 에이프로젠의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 역할을 각각 계열사인 에이프로젠,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에이프로젠제약으로 분담했다”며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가능성이 부각되는 것처럼 에이프로젠도 상장 이후 계열사 사이의 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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