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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크게 늘리려고 한다.
국민연금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헬스케어사업 등 신사업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국민연금은 향후 5년 동안 200조 원을 해외에 투자하기로 했다.
◆ 국민연금, 해외 부동산 투자금 회수 기대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9년 사들인 영국 런던의 HSBC 본사 건물을 매각해 약 3억2750만 파운드(5410억 원)의 차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이 건물 투자로 벌어들인 돈은 임대수익 4190억 원을 포함해 총 9600억 원이다. 이는 순투자금액 대비 1.65배로 5년 동안 수익률이 64%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2009년 인수한 일본 도쿄의 도요스 그랜드스퀘어와 2011년 인수한 미국 맨하튼의 햄슬리빌딩도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해외에 약 97조2천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주식이 55조1천억 원으로 가장 많고 채권이 19조3천억 원을 차지했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도 22조8천억 원에 이르렀다.
국민연금은 특히 지난해 부동산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은 4.19%로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6.01%)에 크게 뒤졌다. 반면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는 6.44%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폴란드 부동산에 8200억 원을 투자했다. 경제성장 가능성이 높은 폴란드의 쇼핑몰 2곳에 모두 56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2600억 원을 들여 폴란드 지상파방송과 방송통신탑을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5년 동안 프랑스 파리 근교 쇼핑몰 '오 파리노'와 호주 멜버른 유료도로 '이스트링크' 등 해외부동산과 기간시설에 투자를 늘려왔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북미나 유럽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를 신흥국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흥시장 조사를 위해 아시아와 호주 등에 사무소를 신설한다. 해외주식 비중도 현재 11.3%에서 2019년 15%로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 해외 신사업 발굴 통할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해외투자 전략 및 추진과제’를 논의했다.
국민연금은 회의에서 해외투자 비중을 올해 20%에서 2019년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5년 뒤 현재 금액의 2배 규모인 200조 원을 해외에 투자하게 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장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1천조 원이 될 것을 대비해 운용전략 등을 검토하고 준비할 시점이 됐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과 안전성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과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내년 운용인력도 역대 최대 규모인 65명을 더 채용해 226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시장 집중에 따른 투자위험을 고려해 분산투자를 할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병원과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분산투자해 투자위험을 낮추려고 한다.
국민연금은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8억 달러를 들여 터키에 병원을 건설한다. 터키 가지안테프 지역에 세우는 이 병원은 병상이 1875개로 삼성서울병원의 3배 규모다.
국민연금은 이 병원이 터키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인 데다 20여년 동안 장기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병원 등 헬스케어 인프라도 수익률이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영병원은 장기적으로 임대료가 보장되기 때문에 선제적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 저금리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해외투자를 통한 공격적 자산배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비중은 현재 39.6%다. 이는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81%),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66.4%), 네덜란드 공무원연금(59%) 등 글로벌 연기금에 비해 훨씬 낮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